지식산업센터에 투자했다가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사연이 나오는 영상을 접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Zm91oz07Kw
영상을 보면서 포인트가 좀 엇나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투자 대상이 지식산업센터이어서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고,
부동산 투자이어서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며,
PF대출이 관련되어 있어서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라고 본다.
진짜 원인은 과도한 레버리지이다.
언론 입장에서야 부동산 PF대출이라는 용어와 특정한 현상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자극하고 싶었겠지만 이게 과연 시청자의 투자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스럽다.
어떤 투자이던, 어떤 사업체이건 과도한 레버리지는 파멸의 지름길이다.
그나마 예외가 있다면 정부의 보호를 받는 금융업 정도일 것이다.
은행은 '예금자 보호'라는 명목 하에 정부가 보증을 해서 갑작스러운 부채 상환 요구(뱅크런)을 막아준다.
은행이 단기적인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면 한국은행에 발권력을 동원해서 돈을 찍어서라도 자금을 마련해 준다.
은행이 정말 망하려고 하면 공적자금, 구제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세금을 써서라도 파산은 피하게 해준다.
이렇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투자 행위, 사업 영위에 있어서 과도한 레버리지는 파멸의 지름길이다.
영상을 보면 초기 투자금 10%만 내면 나머지는 90%는 대출을 받아서 투자가 가능하다는 말에 혹한 것 같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레버리지 비율 900%'라는 무시무시한 조건이다.
이렇게 위험한 투자를 권하는 비양심도 놀랐고, 그토록 위험한 조건이 '초기 투자금 10%만 내면 된다'라는 식으로 너무나도 간단하고 달콤하게 포장된다는 것도 놀랍다.
그리고, 이 말에 속아 기본적인 투자 원칙을 무시하고 인생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어지간한 중소기업은 부채비율이 200%만 넘어가도 은행 대출 연장이 어려워지기 쉽상이다.
상당한 재벌인 한진그룹도 한진해운이 부채비율 400%를 넘어간 후 '부채의 악순환'에 허우적거리면서, 총수 일가가 줄줄이 불안장애에 걸려서, 땅콩 파문에, 이혼에, 가정 파탄을 겪고, 경영권 욕심을 내려놓고 유상증자까지 했지만 결국 한진해운의 파산을 막지 못했다.
그런데, 일개 개인이 레버리지 900% ??
이건 죽음의 길이다.
개인적으로 2010년대 초반에 조선 산업 버블이 터지는 과정을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이번에 부동산 투자의 버블이 터지는 과정을 보면서 예전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제로 금리가 너무 오래동안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부채의 무서움을 잊어버린 것 같다.
과거 수백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평균적인 금리는 4% 정도이었고, 2010년대 이어진 제로금리가 예외적이고 특수한 상황이었다.
과도한 레버리지는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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