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이 낮아서 장중에 보통 주문으로는 체결되지 않은 채, 동시 호가 시간이 도래하고, 전략 수행의 슬리피지(시간적 지연)가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주문 체결 우선권을 가질 목적으로 현재가에서 약간 벗어난 호가를 제출하거나, 시장가 주문을 제출하면, 해당 날짜에 유동성이 유독 낮은 경우가 걸리면 아주 소액의 주문만 체결되었는 데도 거래소로부터 경고가 날라오기도 한다.
심지어 20만원짜리 주문 때문에 경고를 받은 적도 있다.
(20만원으로 시장을 왜곡한다고요??)
KRX의 시장 모니터링 시스템이 거래 규모는 고려하지 않고, 개별 종목의 유동성이나 특수성을 무시한 채, 무차별적으로 경고를 남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다음날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경고 전화를 받고 나면 하루종일 기분 망치는 것이 사실이다.
고의로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수십 종목으로 분산되어 있어서, 개별 종목 매매 금액은 정말 작은 데, 그걸 가지고 트집잡는 KRX의 수준 낮은 모니터링 시스템이 원망스럽지만 KRX는 개선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슬리피지가 무한정 늘어나는 것을 용인할 수도 없으니, 그나마 거래가 가장 활발한 동시 호가 주문 시간에 주문 체결 우선권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에는 경고를 거의 안 받고 몇 달을 보냈는 데 오늘 또 다시 경고 전화를 받았다.
답답한 마음에 증권사 직원에게 이렇게 작은 금액의 주문이 도대체 왜 경고를 받는 지 물어봤더니, 주문 호가가 장중 고가/저가를 넘어서거나 근접하면 경고가 발생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워렌 버핏이 주식을 (사치품이 아니라) 식료품 사듯이 산다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을 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험이 쌓일수록 떨어지는 칼날은 잡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주식을 식료품 사듯이 산다는 것은 시장의 등락에 무관하게 자신의 판단대로 장기간 보유할 수 있는 워렌 버핏에게는 맞는 말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하락 추세가 지속되거나, 좀처럼 반등하지 않고 오랜 시간 바닥을 기어다니면, 멘탈이 나가서 못 버티고 최악의 시점에 매도하는 경우가 흔하다.
게다가, 워렌 버핏은 항상 시장을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마켓 타이밍을 귀신같이 한다.
2001년 IT버블은 피해갔으며,
2009년(리먼 사태 다음 해)에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철도 회사(BNSF)를 줍줍했다.
큰 폭락 사태가 발생해도 타격을 적게 받거나, 금방 회복하거나, 혹은 거꾸로 자산을 크게 불리는 기회로 역이용했다.
어느 정도 시드 머니가 있고, 소비 성향을 적정 수준에서 제한한다면, 방어적인 분산 투자법의 평균적인 수익율만으로도 비참한 노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 다들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서 불나방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시도하다 보니, 일반적인 개미 투자자 90%가 5년 내로 투자금을 다 날려먹는 통계가 나오는 것 같음.
결론>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던가?
벤저민 그레이엄 옹의 '현명한 투자자'에서 나오는 방어적 투자자 부류에서 벗어나기 정말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