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는 옳다. 장-마리 에베이야르

책 리뷰 2023. 11. 29. 18:51 Posted by UnHa Kim

최준철, 홍진채 같은 유명 가치투자자의 책 소개 영상을 보고 흥미가 생겨서 읽어본 책.

프랑스 출신이지만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가치투자자의 책이다.

 

 

저자는 투자 경력 약 15%의 수익율을 기록했는 데,

15%라는 게 얼핏 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아보여도,

시장에서 살아남은 펀드의 70%(살아남지 못하고 청산된 펀드까지 포함한다면 90%)가 지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렌 버핏조차 21%임을 감안한다면,

수십년에 걸쳐서 지수 대비 6% 초과 수익을 냈다는 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게다가 워렌 버핏은 자신이 CEO이라서 짤릴 일이 없지만,

장마리는 고용된 펀드 매니저라서 실적이 부진하면 해고당할 위험이 상존하는 데,

시장과 다르게 움직이는 가치투자 펀드로 수십년간 살아남았다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책에 보면 닷컴버블 시절에 저자도 워렌 버핏처럼 IT주식에 일절 손을 대지 않고 3년을 버텼고,

그 결과 고객의 70%가 환매해서 나가버리자 본사에서 열받아서 펀드를 매각해 버렸는 데,

펀드가 새 주인을 만나자마자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펀드 수익율이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가치투자 펀드매니저는 극한 직업인 것 같다.

펀드 매니저도 결혼해서 애 낳아 키우면서 사교육비 부담하고,  아파트 대출금 상환해야 하는 입장에서 수익율 극대화 시도하다가 해고당할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지수를 추종하면서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이 분은 가치투자에 상당히 강렬하게 꽂혔던 지, 평생 가치투자 기법을 지속했으며,

그러고도 수익율도 훌륭했던 지라, 정년 은퇴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고용을 유지했으며,

심지어 정년 은퇴한 후에 후임자가 퇴사해 버리자

새 후임자 구할 때까지 반강제로 현역에 복귀해서 일해야 했을 정도로

생존을 넘어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제이슨 츠바이크'라는 사람이 쓴 서문인데,

저자의 말을 이렇게 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치투자에 적합하지 않다.
고통을 피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설을 덧붙인다.

생각보다 어렵고, 효과를 내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말이다.
(... 중략 ...)
우수한 실적은 가치투자가 어렵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그러면서 가치투자를 유지하는 사람)만 올릴 수 있다.
(... 중략 ...)
가장 높은 수익율을 올린 가치투자자도 분석 기간의 30~40%에 이르는 기간은 시장을 하회하는 실적을 냈다.
(... 중략 ...)
가치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싼 주식을 사거나, 싼 주식을 보유한 펀드를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장이 그 주식의 가치를 인식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를 유지해야 한다.

 

저자 본인은 책 초반에 이렇게 말한다.

가치에 투자하는 장기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때로는 고통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받아들여야 한다. 
(... 중략 ...)
'적절하다고 생각될 때'면 기꺼이 군중과 반대로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행위라고 표현하는 것이 말로는 쉬워도 실행하기는 정말 어렵다.

왜 전체 전문 투자자의 5%만이 가치투자자인지, 단순해 보이지만 왜 힘든 지, 이러한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는 점이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위험 자산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투자 기법을 학습하는 것보다 이렇게 심리적 고통을 감수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고 중요하다는 것은 공통적이다.

그게 안 되면 안전자산(=예금)을 해야하고, 노후에 높은 확률로 물질적 빈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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