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는 옳다. 장-마리 에베이야르

책 리뷰 2023. 11. 29. 18:51 Posted by UnHa Kim

최준철, 홍진채 같은 유명 가치투자자의 책 소개 영상을 보고 흥미가 생겨서 읽어본 책.

프랑스 출신이지만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가치투자자의 책이다.

 

 

저자는 투자 경력 약 15%의 수익율을 기록했는 데,

15%라는 게 얼핏 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아보여도,

시장에서 살아남은 펀드의 70%(살아남지 못하고 청산된 펀드까지 포함한다면 90%)가 지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렌 버핏조차 21%임을 감안한다면,

수십년에 걸쳐서 지수 대비 6% 초과 수익을 냈다는 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게다가 워렌 버핏은 자신이 CEO이라서 짤릴 일이 없지만,

장마리는 고용된 펀드 매니저라서 실적이 부진하면 해고당할 위험이 상존하는 데,

시장과 다르게 움직이는 가치투자 펀드로 수십년간 살아남았다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책에 보면 닷컴버블 시절에 저자도 워렌 버핏처럼 IT주식에 일절 손을 대지 않고 3년을 버텼고,

그 결과 고객의 70%가 환매해서 나가버리자 본사에서 열받아서 펀드를 매각해 버렸는 데,

펀드가 새 주인을 만나자마자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펀드 수익율이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가치투자 펀드매니저는 극한 직업인 것 같다.

펀드 매니저도 결혼해서 애 낳아 키우면서 사교육비 부담하고,  아파트 대출금 상환해야 하는 입장에서 수익율 극대화 시도하다가 해고당할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지수를 추종하면서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이 분은 가치투자에 상당히 강렬하게 꽂혔던 지, 평생 가치투자 기법을 지속했으며,

그러고도 수익율도 훌륭했던 지라, 정년 은퇴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고용을 유지했으며,

심지어 정년 은퇴한 후에 후임자가 퇴사해 버리자

새 후임자 구할 때까지 반강제로 현역에 복귀해서 일해야 했을 정도로

생존을 넘어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제이슨 츠바이크'라는 사람이 쓴 서문인데,

저자의 말을 이렇게 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치투자에 적합하지 않다.
고통을 피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설을 덧붙인다.

생각보다 어렵고, 효과를 내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말이다.
(... 중략 ...)
우수한 실적은 가치투자가 어렵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그러면서 가치투자를 유지하는 사람)만 올릴 수 있다.
(... 중략 ...)
가장 높은 수익율을 올린 가치투자자도 분석 기간의 30~40%에 이르는 기간은 시장을 하회하는 실적을 냈다.
(... 중략 ...)
가치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싼 주식을 사거나, 싼 주식을 보유한 펀드를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장이 그 주식의 가치를 인식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를 유지해야 한다.

 

저자 본인은 책 초반에 이렇게 말한다.

가치에 투자하는 장기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때로는 고통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받아들여야 한다. 
(... 중략 ...)
'적절하다고 생각될 때'면 기꺼이 군중과 반대로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행위라고 표현하는 것이 말로는 쉬워도 실행하기는 정말 어렵다.

왜 전체 전문 투자자의 5%만이 가치투자자인지, 단순해 보이지만 왜 힘든 지, 이러한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는 점이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위험 자산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투자 기법을 학습하는 것보다 이렇게 심리적 고통을 감수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고 중요하다는 것은 공통적이다.

그게 안 되면 안전자산(=예금)을 해야하고, 노후에 높은 확률로 물질적 빈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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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은 퀀트였던가?

투자 이야기 2023. 11. 28. 20:26 Posted by UnHa Kim

오랜만에 '현명한 투자자'를 다시 읽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읽으면 상당히 난해하게 느껴진다.

특히, 2장의 미국 몇몇 채권 종류에 대한 설명에서 뭔가 현실에서 아주 동떨어진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면서 그만 읽고 싶어진다.

꾹 참고 계속 읽어봐도, 전반적으로 엄청나게 보수적이고, 방어적이고, 심지어 켸켸묵었다는 느낌이 난다.

그래서, 처음 읽을 때는 (워렌 버핏이 극찬을 했다는) 명성에 비해서 그다지 큰 감흥이 없다.

(아무리 젊은 시절에 대공황을 겪어서 조심하는 게 몸에 익었다지만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현실 투자세계에서 변동성에 된통 당한 후 다시 읽으면, 현실에서 골머리를 앓던 문제가 이미 거의 다 언급되어있다는 것에 놀라고, 보수적/방어적인 접근 방식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구나 납득이 된다.

 

 

이번에 다시 읽다가 새롭게 눈에 들어온 내용에 대해 말하자면,

14장 말미에 이런 내용이 있다.

나는 항상 정량기법에 헌신하는 태도로 증권을 분석했다.
나는 투자의 대가로 받는 보상을 처음부터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숫자로 확인하고자 했다.
그 보상이 부족하면, 전망이 밝거나 미래가 유망해도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투자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태도가 절대 아니었다.
사실 전문가 대부분은 전망, 경영자의 자질, 기타 무형자산 등 ‘인간 요인’이 과거 실적, 대차대조표, 기타 냉정한 숫자를 분석한 자료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즉, 일반적인 애널리스트들은 업황, 장기 전망등에 '예측'에 중점을 두는 반면,

벤저민 그레이엄 본인은 손실을 피하기 위한 '보호'에 중점을 두면서,

(미래 전망에 무관하게) 투자 수익율을 설명해주는 숫자를 더 우선시 했다는 것이다.

이게 요즘 흔히 말하는 백테스트로 검증한다는 방식과 상통한다.

벤저민 그레이엄옹은 1976년에 사망했으니까, 그 당시에 컴퓨터로 백테스트를 할 여건이 안 되었을 텐데, 이걸 손으로 일일이 다 계산해서 확인했다는 걸까?

 

사실 일반인(방어적 투자자)에게는 정적 자산 배분 전략을 권장하고, 공격적 투자자에게는 NCAV를 포함한 몇몇 공식(혹은 필터)를 이용해서 정량적으로 선별된 종목에 투자할 것을 권장했는 데, 이건 요즘 유행하는 퀀트 투자법과 굉장히 유사하다.

어쩌면, 소위 퀀트라는 게 결국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법을 좀 더 발전시킨 것인지도 모르겠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생존하던 시기에는 미국에서 개인의 금 보유가 금지되었기에

벤저민 그레이엄이 권장하는 자산 배분 전략에는 금이 빠져 있지만,

요즘에는 금 보유 제한이 풀려있기에 최근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정적 자산 배분 전략에 금이 포함되며,

벤저민 그레이엄 자산 배분 중 주식 비중을 우량 대형주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장했지만,

요즘에는 지수 추종 인덱스 ETF 하나로 주식 투자 비중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등

시대 변화에 따라 약간의 디테일에 차이는 있지만,

섣부른 예측으로 과도한 몰빵 투자하다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면서,

동시에 리밸런싱 과정에서 '저가 매수/고가 매도'를 반복하는 '섀넌의 도깨비' 효과를 노리는 등의 큰 맥락은 동일하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제시한 NCAV전략은 사용되는 지표만 다를 뿐, 간단한 지표를 통해서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다는 점에서 PER, PBR, EV/EBIT등의 가치 팩터를 사용하는 전략과 큰 맥락은 동일하다.

(다만, 벤저민 그레이엄은 (대형주의 경우를 제외하고) 가치투자 철학에 어긋나는 추세(모멘텀) 팩터를 부인했다.)

 

'현명한 투자자' 초판이 출판된 게 1949년인데, 내가 쓰는 기법이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으니, 벤저민 그레이엄이 얼마나 시대를 앞서나간 사람이었는 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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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향

책 리뷰 2023. 11. 28. 06:55 Posted by UnHa Kim

숙향은 가치투자 재야고수의 필명이다.

 

가치투자도 현재 가격에서 안전 마진을 확보해서 리스크를 낮추는 그레이엄 방식과 안정된 미래 전망에서 리스크를 낮추는 버핏 방식이 있다면, 

이 책은 일반인도 따라할 수 있을만큼 난이도가 비교적 낮은 그레이엄 방식을 사용해서 투자 수익을 올린 경험담이다.

 

자신의 투자 기법이 별달리 특별할 게 없다는 겸손함과 자신의 실수를 숨기지 않는 정직함, 근로 소득을 내려놓지 않는 성실함이 묻어난다.

내용적으로는 2번째 책인 '투자 이야기'가 더 구체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첫번째 책 '투자 일기'가 더 잘 읽혔고, 읽고난 후 인상도 강렬했다.

1번째 책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한 부분을 2번째 책에 다 집어넣으려다 보니, 디테일에는 강해졌지만, 큰 흐름에서 조금은 분산된 느낌이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평가손실이 발생한 상태로 기나긴 시간 기다려야 하는 가치투자의 심리적 장애물에 대해서 크게 강조하지 않아서 언뜻 보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2010년대 내내 이어진 저금리로 인해서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 때문인지, 2번째 책에서 2010년대 후반부에 투자 수익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2020년대 고금리 현상으로 인해서 다시 가치주가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생각한다면 벤저민 그레이엄의 안전 마진은 한국에서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이다.

 

그동안 배당 수익에 대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 데, 장기간 투자를 지속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면에서 그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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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계산기

투자 이야기 2023. 11. 23. 20:52 Posted by UnHa Kim

강환국 오프라인 교육을 수강할 때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비법의 대박 전략이 아니라) '낙원 계산기'를 통해서 재정적 독립을 위해서 필요한 목표 수익율을 설정하는 것이었다.

 

https://keep-ones.me/

 

재테크 내공공

재테크 공부한 내용을 모두와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keep-ones.me

 

복리 수익율 4%로는 노후 보장이 안 된다.

복리 수익율 8%부터는 생존이 가능해진다.

복리 수익율 15% 언저리가 되면 노후가 아주 여유로워진다.

 

젊을 때 안전하게 예금만 하면, 노후에 확정적으로 빈곤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수익율만 쫓다가 감당할 수 없는 MDD에 맞닥뜨려서 재정적/정신적 충격으로 중도 포기할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적정 수익율 확보만 된다면, 방어형 전략(혹은 안전자산)을 적절히 혼합하여, MDD를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이내로 유지하면서 평생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수십년 간의 투자 계획에 있어서 큰 방향성을 그려보는 출발점이 된다.

이것은 각종 투자 기법을 학습하는 것만큼이나(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할 수 있다.

 

 

예측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

투자 이야기 2023. 11. 22. 21:47 Posted by UnHa Kim

레이 달리오는 수백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큰 흐름을 보는 매크로 투자자이다.

강환국이 레이 달리오의 길을 따라 과거 1920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자산 시장의 역사를 크게 훑어주는 데, 미국 자산 시장이 인간의 예측과 반대로 움직인 경우가 무척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SEpq57Z10Y

 

 

레이 달리오라는 걸출한 매크로 투자자가 제시한 향후 10년 동안의 장기 예측을 받아들고서도 결국 권장되는 투자 기법은 고정 비중 배분(역추세)와 동적 자산 배분(추세추종)로 귀결된다.

(장기 예측에 무관하게 원래부터 권장되던 기법이었다.)

정반대처럼 보이는 2가지 기법의 공통점은 바로 인간의 예측을 배제한다는 점이다.

즉, 인간의 재량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일관성만 지킨다면 추세든 역추세든 다 먹히니까, 예측만 할려고 하지 않으면 된다는 거다.

 

사실 예측이란 인간의 판단력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겪어보기 전에는 끊기 힘든 유혹이고, 고정 비율 배분이든 동적 자산 배분이든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측면이 많아서 간단해 보이지만 심리적으로 일관되게 실행하기 힘든 면이 있다.

그럼에도 살아남으려면 돌고돌아 추세/역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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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10년 재무 데이터

투자 이야기 2023. 11. 20. 18:14 Posted by UnHa Kim

기업 재무정보가 필요할 때는 FnGuide에서 최근 5년 재무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유용하게 사용해 왔다.

 

https://comp.fnguide.com/

 

삼성전자(A005930) | Snapshot | 기업정보 | Company Guide

삼성전자 005930 | 12월 결산 | <!-- SamsungElec | --> 홈페이지 홈페이지http://www.samsung.com 전화번호 전화번호031-200-1114 | IR 담당자 031-200-1114 주소 주소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로 129 (매탄동) KSE  코스

comp.fnguide.com

 회

재무 정보는 기본값으로 전체, 즉, 연간 정보와 분기 정보를 적절히 혼합해서 보여주는 데, 

연간 정보 버튼을 누르면 최대 5년간의 정보를 볼 수 있고,

분기 정보 버튼을 누르면 최대 5분기 정보를 볼 수 있다.

회원가입도 로그인도 필요없어서 편의성이 높으며, 이 정도만 해도 회사 재무 상태를 점검하는 데 충분히 유용하다.

 

그런데, 아이투자 라는 곳에서 10년(!)치 재무정보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회원 가입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요약 정보만 볼 수 있고, 세부 정보를 보려면 회원 가입하거나, 포털 인증을 통해서 로그인을 해야한다는 점이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10년치 정보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것 같다. 

 

https://stockwatch.co.kr/stats

 

스톡워치

아이투자의 빅데이터 기반 종목발굴 솔루션, 스톡워치

stockwatch.co.kr

 

완전한 뒷북이지만 혹여나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될 수도 있으니 기록으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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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 출신인데, 금융업에 종사하는 특이한 경력을 가졌으며, 유튜브에서 가치 투자 관련 강의로 유명한 홍진채 라쿤 자산 운용 대표가 '주식 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에 나온 조엘 그린블란트의 마법 공식을 백테스트 한 결과가 흥미롭다.

 

https://www.youtube.com/watch?v=78IpEPrfApc

 

 

'주식 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이 출간되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후, 미국에서는 마법공식의 수익성이 사라졌다(!!).

물론, 한국에서는 아직 먹히긴 하지만, 책에 나온 것보다 한참 낮은 수익율을 보인다.

모든 전략은 유명해지고, 똑같이 따라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트레이더 효과' 때문에 전략의 수익율이 사라진다고 하는 데, 마법 공식도 이것을 피해가지 못한 듯 하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858136

 

현명한 투자자 | 벤저민 그레이엄 - 교보문고

현명한 투자자 |

product.kyobobook.co.kr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  제 8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이론이 과거 통계와 그럴듯하게 맞아떨어지거나 장기간 좋은 성과를 내면, 추종자가 증가하면서 주목받게 된다. 그러나, 추종자가 증가할수록, 이론의 신뢰도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 중략 ...)
주식시장에서 인기 높은 이론은 시장 참여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결국 수익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 중략 ...)
수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는 투자 기법은 그 효과가 오래 가지 않는다. 

 

그 예로, 1930년대 다우 이론과 1950년대 포뮬라 투자 기법이 인기를 끈 이후 수익성을 상실한 사례를 든다.

물론, 그렇게 말한 벤저민 그레이엄 본인이 제안한 NCAV 전략은 90년간 복리 18%를 올리며 살아남았다.

즉, 유명한 전략이 완전히 사망해서 회복하지 못한 사례도 있고, (일시적으로 부진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생존한 사례도 있다.

 

'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에는 모든 전략은 (5년 가량의 길게 지속될 수 있는) 부진한 시기를 견뎌내어야만 장기적으로 기대수익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득력 있게 말하지만, 해당 전략이 유명해진 이후에도 살아남아 효력을 유지하고 있는 지 여부는 미리 알 수 없다는 게 참 어려운 부분이다.

 

출판된 지 시간이 꽤 지난 책에 나온 전략을 쓰려면, 백테스트를 통해서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 지 직접 확인한 후에 운용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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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야기 2023. 11. 17. 15:33 Posted by UnHa Kim

퀀트 투자를 하면 컴퓨터가 알아서 종목을 뽑아주는 데, 그걸 붙들고 진득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지수 평균을 뛰어넘는 수익율을 올릴 수 있다니까 엄청 쉬울 것 같다.

 

상대적으로 쉬운 것은 맞다.

퀀트 투자 기법은 기술적으로 배우기 쉽다.

그렇게 배운 투자 기법을 반복 실행하기도 쉽다.

 

그러나, 퀀트 투자는 결코 쉽지 않다.

 

위험 자산 투자에 필요한 노력 중에서 투자 기법을 익히는 데 들어가는 노력은 10~30% 밖에 안 된다.

끝을 알 수 없는 공부가 필요한 가치투자 같은 경우에는 30% 가량 될 듯 하고,

퀀트 투자는 원체 배우기 쉬우니까 10% 혹은 그 이하의 비중만 차지할 듯 하다.

 

그럼 나머지 90%의 노력을 차지하는 게 무엇일까?

 

바로 '일관성 유지' 혹은 '멘탈 관리'이다.

 

뉴스만 보면 나라가 망할 것 같을 때, 자본주의가 무너질 것 같을 때, 

주식 계좌에서 자금을 빼서 안전한 은행으로 옮기는 게 정상이다.

일관성을 유지한답시고 하락하고 있는 주식을 사는 데 내 재산을  쓴다??

정상인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구나 손실을 입어서 멘탈이 나가면 투자금을 줄이게 되어 있는 데, 

바로 그 때가 주식을 저렴하게 매수해서 향후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그 상황에 맞닥뜨리면 공포와 생존 본능에 두뇌가 마비된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다면,

반대로 평소에 주식 시장 추세에 따라서 기민하게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극단적인 상황을 피해나가는 방식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이것은 주식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손절매 후 재진입을 반복해야 하는 데,

조금만 더 기다리면 반등할 게 뻔하게 보이는 시점에도 손절을 하면서,

피같은 내 돈을 거래 비용으로 내다버리는 짓을 계속 해야 된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 추세가 상승하고 있다면 눈 앞에 어른거리는 평가 수익을 실제 수익으로 실현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추세가 꺾여서 하락하기 시작하고 벌어놓은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이후에야 수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정상인이 일관성 있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퀀트 투자는

어떤 팩터를 쓰는 지, 얼마나 자주 리밸런싱 하는 지 등의 기술적인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나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냐가 중요하고, 이게 정말 어렵다.

 

투자는 간단할 수 있지만,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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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투자에 대한 오해 2.

투자 이야기 2023. 11. 17. 15:04 Posted by UnHa Kim

엄밀하게 통계확률적으로 검증된 공식에 따라 수천종목 중에서 컴퓨터로 최상의 종목을 추려낸다면, 거의 모든 종목이 다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현실에서는...

하락장에서는 하락 종목의 수량이 많고, 

상승장에서는 상승 종목의 수량이 많고,

횡보장에서는 하락 종목 수량과 상승 종목의 수량이 엇비슷하다.

 

코스피 200은 시가총액이 큰 순서대로 200개 종목을 보유하는 포트폴리오이며,

퀀트 투자는 (시가총액 이외에도) 가치, 성장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저평가 되고, 양호한 종목을 보유하는 포트폴리오일 뿐, 

포트폴리오에 여러 종목이 포함되어 있을 때 일어나는 양상은 비슷하다.

 

코스피 200에서도 크게 상승하는 소수의 종목이 전체 지수 상승율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퀀트 투자에서도 보유 종목 중에서 소수의 종목이 크게 상승하면서 전체 수익율을 높여주며, 그 소수의 종목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다수의 종목은 거의 지수 평균만큼 움직인다.

 

크게 상승하는 소수의 종목만 골라서 보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어떤 종목이 상승할 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소수의 상승 종목을 만나려면 별로 영양가 없는 대다수의 종목들도 함께 붙들고 기다려야 한다.

 

확률통계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여러 샘플의 전체적인 특성의 표현이며, 개개 종목의 움직임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즉, '기대 수익율' 같은 전체적인 특성은 대충 짐작할 수 있지만, 개개의 어느 종목이 많이 오를 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퀀트 투자는 지수 평균보다 높은 '기대 수익율'을 목표로 하는 확률 게임이며,

'기대 수익율'은 여러 종목이 뭉뚱그려졌을 때 나오는 평균값일 뿐,

개별 종목의 움직임은 알 수도 없고 신경쓰지도 않는다.

(목표는 종목 선정이 아니라 전략 전체의 수익율이니까.)

 

그래서, 왜 컴퓨터로 골라도 하락하는 종목이 이렇게 많이 나오고, 크게 상승하는 종목은 몇 개 되지도 않느냐고 실망한다면, '원래 그런 거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투자자 90%는 핫한 업종, 핫한 종목을 쫓아다니다가 5년 내로 투자 원금을 모두 잃고 시장에서 퇴출되는 데, 거기에 비하면 훨씬 낫다고 생각되지만, 너무 큰 환상을 가지고 시작하면 실망할 수 있다.

 

퀀트 투자에 대한 오해 1.

투자 이야기 2023. 11. 17. 14:36 Posted by UnHa Kim

엄밀하게 통계확률적으로 검증된 공식에 따라 수천종목 중에서 컴퓨터로 최상의 종목을 추려낸다면 수익은 보장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현실에서는 하락장에서는 퀀트 공식에 따라 선별한 종목도 같이 하락한다.

 

마법 공식으로 유명하고, 퀀트 투자에 대한 입문 서적으로 으뜸가는 '주식 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서문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마법공식 포트폴리오는 하락시즌에서 S&P500이 거둔 성과의 95퍼센트에 해당하는 성적을 올린 반면, 상승시즌에서는 S&P500이 거둔 성과의 140퍼센트에 해당하는 성적을 올렸다.

 

즉, 하락장에서는 5% 더 잃고, 상승장에서 40% 더 벌면서 전체적으로 더 많이 번다는 뜻이다.

아무리 컴퓨터로 종목을 선별해도 하락장에서는 잃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상승장이 올 때까지 버티는 것이 관건인 데, 책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해 놨다.

다만, 이론적으로는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 해 보면 굉장히 어렵다.

 

투자는 단순할 수 있지만,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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