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 지옥 구간에 신나게 놀다가 11-4 천국 구간을 맞이하여 뒤늦게 강환국 선생님(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은 어려도 다 선생님.) 채널 영상을 보고 있는 데, 정적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해서 약간은 상반된 내용의 동영상이 나란히 올라와 있다.

 

분산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장기적으로 손실을 내는 자산군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는 1063번 영상과

장기 손실 종목을 피하고, MDD도 낮추려면 추세 필터를 적용하면 된다는 1066번 영상은 언뜻 보면 상반된다.

 

사실 1063번 영상과 1066번 영상은 둘 다 맞는 말이다.

주식 시장은 복잡한 시스템이라서 서로 반대되는 개념인 추세와 역추세(혹은 평균 회귀)가 모두 통한다.

고통의 빈도와 강도가 다를 뿐이다.

 

추세 개념을 적용하면 작은 손실을 자주 입지만, 큰 손실은 피해간다.

역추세 개념을 적용하면 꾸준한 수익을 내지만 어쩌다 한 번씩 큰 손실을 입으며 회복에 긴 시간이 걸린다.

 

매일 작은 바늘에 콕콕 찔리면서 반창고를 달고 살 것인가? 

어쩌다 한 번 망치로 뒤통수를 맞고 장기 입원할 것인가?의 차이일 뿐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심리적 고통은 따르고 이것을 버텨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게 힘들다면 은행 예금이나 단기 국채등 안전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안전 자산만으로는 노후에 겪을 고통이 너무나 큰 것이 예상이 될 때,

미래의 확정된 불행을 피하기 위해서 현재의 불확실성과 고통을 감수하는 게 위험 자산 투자이다.

 

역추세 기법의 일종인 가치 투자를 하는 워렌 버핏은 '반토막 나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은 주식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하는 데, 이건 역추세 기법의 특징일 뿐이다.

추세 기법을 쓰면 반토막까지 얻어맞지는 않고, 손절매를 통해서 깊고 큰 손실을 피해나간다.

다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반등하는 게 눈에 뻔히 보이는 데도, 굳이 손실을 입어가면서 끝없이 손절매를 해야하는 지속적인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인생에 정말 바닥을 치거나 나락에 내몰려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일상의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두 번 다시 인생이 바닥을 치지 않을 추세 기법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역추세 기법을 섞어서 쓰게 된다.

 

2가지 기법을 동시에 운용하면 양극단이 중화되는 느낌이다.

추세 전략이 끝없는 손절매로 손실이 누적되고 있을 때, 역추세 전략이 작게나마 꾸준하게 수익을 내어주면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그러다가, 역추세 전략에서 기나긴 손실 구간이 닥치면, 손절매를 통해서 이를 피해나간 추세 전략이 그나마 자산 일부를 보호해 주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50대 명예퇴직, 70세 은퇴, 평균 수명 80~90세, 다가오는 국민연금 고갈과 인구 감소가 정해져 있는 한국에서는 생존을 하려면 피할 수 없는 고통이다.

 

비슷한 내용을 이전에도 다룬 적이 있다.

(손절매 혹은 추세 지표의 심리적 장애 : https://ghts.tistory.com/81)

 

https://www.youtube.com/watch?v=sXmaUBnWkrs

 

https://www.youtube.com/watch?v=z86EPTmLN8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