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 투자를 하면 컴퓨터가 알아서 종목을 뽑아주는 데, 그걸 붙들고 진득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지수 평균을 뛰어넘는 수익율을 올릴 수 있다니까 엄청 쉬울 것 같다.
상대적으로 쉬운 것은 맞다.
퀀트 투자 기법은 기술적으로 배우기 쉽다.
그렇게 배운 투자 기법을 반복 실행하기도 쉽다.
그러나, 퀀트 투자는 결코 쉽지 않다.
위험 자산 투자에 필요한 노력 중에서 투자 기법을 익히는 데 들어가는 노력은 10~30% 밖에 안 된다.
끝을 알 수 없는 공부가 필요한 가치투자 같은 경우에는 30% 가량 될 듯 하고,
퀀트 투자는 원체 배우기 쉬우니까 10% 혹은 그 이하의 비중만 차지할 듯 하다.
그럼 나머지 90%의 노력을 차지하는 게 무엇일까?
바로 '일관성 유지' 혹은 '멘탈 관리'이다.
뉴스만 보면 나라가 망할 것 같을 때, 자본주의가 무너질 것 같을 때,
주식 계좌에서 자금을 빼서 안전한 은행으로 옮기는 게 정상이다.
일관성을 유지한답시고 하락하고 있는 주식을 사는 데 내 재산을 쓴다??
정상인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구나 손실을 입어서 멘탈이 나가면 투자금을 줄이게 되어 있는 데,
바로 그 때가 주식을 저렴하게 매수해서 향후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그 상황에 맞닥뜨리면 공포와 생존 본능에 두뇌가 마비된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다면,
반대로 평소에 주식 시장 추세에 따라서 기민하게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극단적인 상황을 피해나가는 방식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이것은 주식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손절매 후 재진입을 반복해야 하는 데,
조금만 더 기다리면 반등할 게 뻔하게 보이는 시점에도 손절을 하면서,
피같은 내 돈을 거래 비용으로 내다버리는 짓을 계속 해야 된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 추세가 상승하고 있다면 눈 앞에 어른거리는 평가 수익을 실제 수익으로 실현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추세가 꺾여서 하락하기 시작하고 벌어놓은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이후에야 수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정상인이 일관성 있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퀀트 투자는
어떤 팩터를 쓰는 지, 얼마나 자주 리밸런싱 하는 지 등의 기술적인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나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냐가 중요하고, 이게 정말 어렵다.
투자는 간단할 수 있지만,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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