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에 따른 적정 PBR

투자 이야기 2025. 9. 15. 13:27 Posted by UnHa Kim

 

오래 전에 읽은 후, 잊고 있다가 오랜만에 다시 읽은 '주식 투자 불변의 법칙'.

'다음 금융'(https://finance.daum.net/)에 꾸준하게 '증시 칼럼'을 게재하는 '이성수'님이 저술한 책이다.

책 내용은 깊은 성찰과 고민에서 나온 소중한 지혜임도 불구하고 왠지 공자/맹자 말씀 같은 밍밍한 느낌이 좀 아쉬운 책이다.

그럼에도, 오랜 고민을 해결해 주는 눈에 띄는 내용 하나가 있었다.

PBR의 경우는 ROE를 위험가중 시장금리로 나누어서 적정 PBR을 추정하기도 한다.

 

'벤저민 그레이엄' 방식의 투자법은 대개 PBR 1.0 이하, PER 10 이하등으로 간단하게 정의되는 '안전 마진'이 충분한 저평가 종목을 매수 후 보유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워렌 버핏' 방식의 투자법은 ROE가 높게 유지되는, 소위, '해자'가 있는 종목을 '적정 가격'에 매수 후 보유하는 것이다.

'해자' 종목은 애초에 드문 데다가, 시장 참여자들이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므로, '안전 마진'이 충분한 저평가 구간(예 : PBR 1.0 이하)에서 매수한다는 것을 매우 어렵다.

워렌 버핏은 '해자' 종목은 ('안전 마진'  작거나 거의 없는) '적정 가격'에 구매한 후 장기 보유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지금껏, 이 '적정 가격'을 어떻게 가늠할 것인지 모르고 있었는 데, 'ROE 대비 적정 PBR 산출법'은 이 문젱 대한 단순하지만 깔끔한 가이드라인이라 여겨진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기준금리'가 3%이라고 가정하면 , '위험 가중 시장금리'는 거기에 2~3% 더한 금리이므로 5~6% 이다.

그럴 경우, 장기간 ROE가 15% 수준으로 유지되는 '해자' 종목의 적정 PBR 수준은 다음과 같다.

 

- 위험 가중 금리 5%로 가정 : 적정 PBR (= ROE / 위험 가중 시장 금리) =  15 / 5  = 3

- 위험 가중 금리 6%로 가정 : 적정 PBR (= ROE / 위험 가중 시장 금리) = 15 / 6 = 2.5

 

즉, 이 예시 종목의 경우 적정 PBR은 대략 2.5~3.0 정도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에서 꾸준한 ROE를 유지하는 '해자'종목은 매우 드물다.

'해자' 종목에서 평가 수익이 발생한다고 해서 매도해서 수익을 실현하고 나면, 이후에 갈아탈 마땅한 다른 '해자' 종목을 찾기가 어렵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가치 투자 초보들이 흔히 하는 치명적인 실수이다.

그래서, 적정 가치에서 크게 벗어난 고평가 상태가 아니라면, '해자' 종목을 계속 보유하면서 높은 ROE가 지속되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내재 가치가 축적되는 것을 향유하는 것이, 어줍잖은 종목을 이것 저것 갈아타는 것보다  차라리 나을 수 있다는 게 워렌 버핏의  방식이다.

그러므로, 이 가이드라인은 단순하지만 '해자' 종목 매수 뿐만 아니라, 매도 시기를 결정하는 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후 회복할 때가 진입하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EhgrTTM8Gzs

 

이 영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하향 돌파할 때 진입하면 좋다고 한다.

진입 시점을 가늠하는 구체적인 원달러 환율값이야 어찌되었든, 환율 급변동을 유발하는 위기 상황이 지나가고, 외국인 자본이 복귀하는 시점에 코스피가 바닥 근처 혹은 반등 과정의 무릎에 해당된다는 맥락에서 훌륭한 통찰에서 나온 전략인 것 같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언저리까지 갔다가 회복하면서 1350원을 하향 돌파하기 직전인 현재 상황에서 비록 2년 전에 올라온 영상일지라도 다시 보면서 기억을 되살려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므로 과도한 확신, 몰빵, 레버리지, 영끌 투자는 자제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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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범위

투자 이야기 2025. 6. 7. 08:49 Posted by UnHa Kim

능력 범위 (Circle of Competence)는 워렌 버핏이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하는 개념이다.

1990년대 말 IT버블 기간에는 회사명에 '닷컴'만 붙이면 주가가 몇 배로 뛰던 시절이 있었다.

이 시기에 IT섹터에 투자하지 않았던 '워렌 버핏'의 수익율은 시장 평균에 비해서 무척 저조했다.

'구닥다리 투자자' 취급받거나, 너무 늙어서 감을 잃었다는 조롱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워렌 버핏'을 조롱하던 사람들은 2001년 IT버블 붕괴 후 다 쓸려나갔다.)

당시에 워렌 버핏은 IT섹터는 자신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중에 애플에 투자할 때조차 IT회사라는 개념보다는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소비재 회사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능력 범위'라는 개념은 '자신이 잘 아는 섹터'와 동의어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윌터 슐로스'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능력 범위' 개념에는 '잘 아는 산업 섹터' 이외에 '잘 할 수 있는 투자 방식'도 포함되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해 본다.

('월터 슐로스'는 '워렌 버핏'이 쓴 '그레이엄-토드 마을의 탁월한 투자자들'이라는 에세이에 소개된 4명의 '슈퍼 투자자' 중 1명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ei0MAQi1Wc

 

'윌터 슐로스'는 '워렌 버핏'에게는 있지만 자기에게는 없는 능력이 다음과 같다고 판단했다.

- 회사의 비계량적 요소(산업 전망, 경영자 평가등등)를 판단하는 능력

- 개별 종목의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심리적 한계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식을 선택했다.

- 계량적 분석 위주의 투자.

- 50종목 이상의 광범위한 분산 투자.

 

'월터 슐로스'의 투자 방식은 어찌보면 '워렌 버핏'과 정반대의 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쩌면, 젋은 시절에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배운 투자 방식에서 한 치도 발전하지 못한 '고리타분'하다고 볼 수도 있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수익율을 기록했다.

 

'윌터 슐로스'는 주식 이외의 채권등 다른 자산군에 투자하지 않았고, 자산군 기준으로는 '주식'에 집중 투자 했다.

종목 선정 기준을 바꾸지 않고 일관되게 유지하는 '능력',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견뎌내는 '능력'은 충분했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훌륭한 수익율을 기록했던 것이다.

 

내 경우에는 몇 년간의 실전 투자 경험을 거치면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너무 버겁게 느껴졌다.

그래서, 여러 자산군에 분산 투자해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춘 이후에야 그나마 견딜만하다고 느꼈다.

내 능력 범위에 '계량 분석'과 '매매 자동화'는 있지만, '규율', '멘탈', '일관성', '정성적 분석 능력'등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부족한 점은 아쉽지만, 주변에 '계량적 분석' 능력마저 없이, 유망 업종과 인기 종목만 따라다니다가 켜켜이 손실을 누적시키는 사례를 몇 번 접하고 나니, 그나마 지금 갖고 있는 능력에라도 감사하게 되었다.

적절한 투자 기질을 갖추는 편이 재무, 회계, 주식시장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추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지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투자 기질을 갖춘 '평범한 사람들'이 돈을 훨씬 더 벌고 유지한 사례가 많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