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범위

투자 이야기 2025. 6. 7. 08:49 Posted by UnHa Kim

능력 범위 (Circle of Competence)는 워렌 버핏이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하는 개념이다.

1990년대 말 IT버블 기간에는 회사명에 '닷컴'만 붙이면 주가가 몇 배로 뛰던 시절이 있었다.

이 시기에 IT섹터에 투자하지 않았던 '워렌 버핏'의 수익율은 시장 평균에 비해서 매우 저조했고, 나이가 많이 들어서 감을 잃었다는 조롱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워렌 버핏'을 조롱하던 사람들은 2001년 IT버블 붕괴 후 다 쓸려나갔다.)

당시에 워렌 버핏은 IT섹터는 자신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중에 애플에 투자할 때조차 IT회사라는 개념보다는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소비재 회사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능력 범위'라는 개념은 '자신이 잘 아는 섹터'와 동의어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윌터 슐로스'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능력 범위' 개념에는 '잘 아는 산업 섹터' 이외에 '잘 할 수 있는 투자 방식'도 포함되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해 본다.

('월터 슐로스'는 '워렌 버핏'이 쓴 '그레이엄-토드 마을의 탁월한 투자자들'이라는 에세이에 소개된 4명의 '슈퍼 투자자' 중 1명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ei0MAQi1Wc

 

'윌터 슐로스'는 '워렌 버핏'에게는 있지만 자기에게는 없는 능력이 다음과 같다고 판단했다.

- 회사의 비계량적 요소(산업 전망, 경영자 평가등등)를 판단하는 능력

- 개별 종목의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심리적 한계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식을 선택했다.

- 계량적 분석 위주의 투자.

- 50종목 이상의 광범위한 분산 투자.

 

'월터 슐로스'의 투자 방식은 어찌보면 '워렌 버핏'과 정반대의 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쩌면, 젋은 시절에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배운 투자 방식에서 한 치도 발전하지 못한 '고리타분'하다고 볼 수도 있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수익율을 기록했다.

 

'윌터 슐로스'는 주식 이외의 채권등 다른 자산군에 투자하지 않았고, 자산군 기준으로는 '주식'에 집중 투자 했다.

종목 선정 기준을 바꾸지 않고 일관되게 유지하는 '능력',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견뎌내는 '능력'은 충분했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훌륭한 수익율을 기록했던 것이다.

 

내 경우에는 몇 년간의 실전 투자 경험을 거치면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너무 버겁게 느껴졌다.

그래서, 여러 자산군에 분산 투자해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춘 이후에야 그나마 견딜만하다고 느꼈다.

내 능력 범위에 '계량 분석'과 '매매 자동화'는 있지만, '규율', '멘탈', '일관성', '정성적 분석 능력'등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부족한 점은 아쉽지만, 주변에 '계량적 분석' 능력마저 없이, 유망 업종과 인기 종목만 따라다니다가 켜켜이 손실을 누적시키는 주변 사람의 몇몇 사례를 접하고 나니, 그나마 지금 갖고 있는 능력에라도 감사하게 되었다.

적절한 투자 기질을 갖추는 편이 재무, 회계, 주식시장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추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지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투자 기질을 갖춘 '평범한 사람들'이 돈을 훨씬 더 벌고 유지한 사례가 많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서문

 

 

재능의 한계 - 확률적 사고의 힘

투자 이야기 2025. 6. 5. 11:48 Posted by UnHa Kim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적절한 사고 방식을 배워볼까 싶어서 읽기 시작한 책인 데,

시의적절한 문구를 접하게 되어서 짧은 기록을 남겨둔다.

 

 

저자가 불확실성의 통제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역사를 사례로 든다.

 

일본 전국 시대에 카리스마가 넘쳤던 '오다 노부나가'는 통일이 가시화 되어가는 시점에 독선적이고 잔혹한 성격이 드러나면서, 주변 사람의 미움을 사고, 신변의 위험을 소홀히 한 채 소수의 호위병만 거느리고 있다가 '혼노지의 변'을 당해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조심성과 재능이 넘쳤던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일본 통일을 완성한 후, 예전의 조심성을 잃고, 무모한 침략 전쟁을 시도하는 중 중대한 실수를 거듭하다가 가문의 멸족을 초래했다.

마지막에 승자가 된 '도쿠카와 이에야스'는 대조적으로 카리스마나 천재성이 번뜩이지 않는 (상대적으로) 평범한 인물이었지만,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최후의 승자가 되어 장기간 지속되는 통일 권력 구조를 완성한다.

 

일본 전국 시대의 사례 이외에도 

로마 시대에도 군사적 재능이 넘쳤던 카이사르는 암살 당했으나 상대적으로 평범하다고 여겨졌던 양아들 옥타비아누스는 초대 황제가 되었다.

중국도 전국 시대에 카리스마와 재능이 넘쳤던 진시황, 항우는 지속적인 권력 구조 수립에 실패하고, 한나라를 건국한 것은 상대적으로 평범했던 유방이었다.

 

비록 재능이 넘치는 사람일지라도 여하한 이유로 '불확실성 통제'를 멈추면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 반면,

최후의 승자는 권력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꾸준하게 불확실성 제어를 멈추지 않았던 상대적으로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해석이다.

 

지금 한국은 원화 강세에 맞춰서 떠나갔던 외국인 자금이 회귀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코스피 지수도 저항선을 돌파하면서, 실로 오랜만에 맞이하는 강세장이다.

약세장에서 처절하게 깨지면서 분산 투자를 배웠는 데, 또 다시 주식 비중을 높이고 싶은 유혹이 커진다.

그런 시점에 '일관된 불확실성 통제'에 관한 글을 읽으며 잠시나마 생각을 다시 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후 고수익의 유혹을 못 이겨서 주식 비중을 높이게 되더라도 넘지 말아야 할 최후의 한계를 혼자 설정해 봤다.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

책 리뷰 2025. 6. 3. 19:48 Posted by UnHa Kim

이 책은 '벤저민 그레이엄'이 '현명한 투자자'에서 대다수의 사람에게 '방어적 투자'가 적합하다고 서술한 내용이 왜 맞는 지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이 책의 가장 독특한 점은 프로의 경쟁과 아마추어의 경쟁은 승리를 결정짓는 방식이 다르다는 개념이다.

프로의 경쟁에서는 어느 한 쪽에 상대보다 우월한 행위를 함으로서 승리를 결정짓는다.

아마추어의 경쟁에서는 어느 한 쪽이 어이없는 실수를 함으로서 패배를 결정짓는다.

 

테니스 경기를 예로 들어서 설명되어 있는 데,

프로 선수끼리의 시합에서는 어느 한 쪽이 강력한 서브나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날카로운 샷을 구사해서 승리를 결정짓지만,

아마추어의 시합에서는 대충 넘기기만 해도, 상대방이 알아서 네트에 걸리는 등의 실수를 저질러서 승리가 정해진다는 개념이다.

 

투자에서도 일반 대중 대부분은 아마추어라는 전제 하에서,

일반 대중은 대박 종목을 찾아서 큰 수익을 올릴려는 꿈에 부풀어 있지만, 그것은 사실상 프로들의 영역에 가깝고,

일반 대중의 투자 성과를 결정짓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줄여서 패배하지 않는 것'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투자 능력을 '지적 능력'과 '감정적 능력'으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때,

금융업 종사자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대다수 일반 대중은 현업 종사자들보다 '지적 능력'에서 앞서는 게 쉽지 않으며,

또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마인드 컨트롤 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일반 대중은 '감정적 능력'에서도 결코 앞서 있다고 볼 수 없고, 단기적인 감정의 흔들림에 의해서 큰 실수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요즘 유행하는 '올웨더 포트폴리오', '영구 포트폴리오'처럼 몇몇 자산군 ETF에 분산 투자한 후 존버하는 투자법이 일반 대중의 실수를 줄여서 결과적으로 가장 좋은 투자 성과를 올리는 이는 투자 방식이라는 것이다.

즉, 벤저민 그레이엄이 추천했던 '방어적 투자'가 일반 대중에게 가장 적합한 투자 방법이라는 것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제안한 방어적 투자법의 유일한 단점은 포트폴리오에 '금'이 빠져있다는 점인데, 그것은 벤저민 그레이엄이 생존한 대부분의 기간동안 미국에서 민간의 금 보유가 금지되었고, 금본위제가 시행되어서 금 가격이 고정되어 있었다는 점에 기인한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금 : https://ghts.tistory.com/142)

 

현실 투자 경험에서 처절하게 깨지다보면 본인의 수준을 파악하게 되면서 점점 이 책의 내용에 수긍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상당히 비싸면서도 씁쓸한 경험이다.

 

본인의 수준을 파악할 때쯤에서야 '워렌 버핏'이나 '찰리 멍거'의 갑갑해 보이는 투자법이 알고보면 정말 무서운 투자법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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