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PBR

투자 이야기 2023. 12. 7. 17:54 Posted by UnHa Kim

 

국가통계포털에서 시장 PBR 데이터를 제공한다.

세금 써서 투자정보 수집해 주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343&tblId=DT_343_2010_S0034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코스피 200의 PBR을 엑셀로 다운로드 받아서 그래프를 그려보았다.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13년간 하향세를 그려온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당한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환국 채널에 가면 한국/중국 증시는 향후 10년간 장기 기대 수익율은 괜찮다고 하는 게 이런 이유였구나 싶다.

실제로 2020년 이후로는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있으니, 한국 증시에 투자한다고 해서 크게 손해볼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장기 그래프로 보면 참 쉬운 데, 저 안의 미세한 점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면서 멘탈이 흔들리면서 살고 있으니 투자가 참 어렵다.

 

NCAV 전략에 대하여.

투자 이야기 2023. 11. 30. 19:24 Posted by UnHa Kim

벤저민 그레이엄의 NCAV전략은 생긴 지 9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유효한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중간에 부진한 시간도 있었을 테지만, 어쨌든 살아남았다.)

유명해진 전략은 수익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데, NCAV전략은 어떻게 기나긴 시간을 살아남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NCAV(순유동자산) = 유동자산 - 부채

 

NCAV가 0보다 크기만 해도 사실상 빚이 없다는 건데, NCAV가 시가총액보다 크다면 그 회사의 모든 주식을 매수하고도 돈이 남는다는 의미이다.

 

1. 망할 수 없는 기업만 고르게 된다.

현금 및 유동자산이 부채보다 더 많다는 것은 부채 자체도 얼마 없을 가능성이 높고, 경영자가 기업 생존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현금을 두둑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공황이 와도 망할 수가 없다.

혹여나, 회사가 운영을 중단하고, 청산하게 되더라도, 주식 시장가를 넘는 돈을 배당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젊은 시절에 대공황을 겪었던 벤저민 그레이엄이, 그 어떤 경우에도 두 번 다시 곤경에 처하는 것이 싫은 열망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2. 가치 평가에 이보다 더 보수적이고, 방어적일 수 없다.

흔히들, PBR이 낮을 수록 저평가 되었다고 하지만, PBR을 구성하는 B(Book Value:장부 가치)는 회계사가 평가한 가치이다.

장부 가치 구성 요소 중에 기계, 장비등 해당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는 데 유용하니까 회계사가 가치를 부여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현실에서는 시장 가치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특정 제품 생산에 특화된 설비나 금형은 시장에서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할 것이고,  해당 기업이 외딴 곳에 위치해 있다면 공장 부지를 매각하려고 해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시장 가치가 없다시피한 요소로 장부 가치가 구성되어 있다면, 거기에 기반한 PBR은 과연 믿을만 한가??

장부 가치 중에서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 자산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 요소를 싸그리 무시해서, 가장 보수적으로 가치를 평가한 NCAV는 가장 확실한 가치 산정 방법이고, 오류 가능성이 낮다.

그러다보니, NCAV 기준으로도 가치가 있다면, 실제로 시장 가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3. 분산투자로 확률이 현실화될 신뢰성까지 높인다.

망하지 않을 현금/예금 덩어리 기업를 헐값에 매입하는 데, 이걸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까지 겸하면, 종목 대부분이 밸류 트랩(가치 함정 : 오랫동안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장기간 내재가치를 밑도는 상황)에 걸려도, 몇몇 종목만 가치를 인정받기만 하면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율은 확보가 된다.

 

이렇게 오류의 가능성도 낮고, 현실화 가능성까지 높으니 NCAV전략이 아무리 오래되어도 먹힐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여타 유행하는 전략에 비해서) 백테스트 기대 수익율은 상대적으로 낮아보이지 않지만, 퀀트 전략의 유효성에 의문이 드는 '의심 마귀'의 순간에도, 유효성을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NCAV전략의 의미는 여전하다고 생각된다.

 

가치투자가 최고의 수익률을 내지는 못하더라도, 가장 안전한 투자를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가치투자스러운 퀀트 전략이 NCAV 전략이라 생각된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아무리 생각해도 천재인 듯.

 

가치투자는 옳다. 장-마리 에베이야르

책 리뷰 2023. 11. 29. 18:51 Posted by UnHa Kim

최준철, 홍진채 같은 유명 가치투자자의 책 소개 영상을 보고 흥미가 생겨서 읽어본 책.

프랑스 출신이지만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가치투자자의 책이다.

 

 

저자는 투자 경력 약 15%의 수익율을 기록했는 데,

15%라는 게 얼핏 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아보여도,

시장에서 살아남은 펀드의 70%(살아남지 못하고 청산된 펀드까지 포함한다면 90%)가 지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렌 버핏조차 21%임을 감안한다면,

수십년에 걸쳐서 지수 대비 6% 초과 수익을 냈다는 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게다가 워렌 버핏은 자신이 CEO이라서 짤릴 일이 없지만,

장마리는 고용된 펀드 매니저라서 실적이 부진하면 해고당할 위험이 상존하는 데,

시장과 다르게 움직이는 가치투자 펀드로 수십년간 살아남았다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책에 보면 닷컴버블 시절에 저자도 워렌 버핏처럼 IT주식에 일절 손을 대지 않고 3년을 버텼고,

그 결과 고객의 70%가 환매해서 나가버리자 본사에서 열받아서 펀드를 매각해 버렸는 데,

펀드가 새 주인을 만나자마자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펀드 수익율이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가치투자 펀드매니저는 극한 직업인 것 같다.

펀드 매니저도 결혼해서 애 낳아 키우면서 사교육비 부담하고,  아파트 대출금 상환해야 하는 입장에서 수익율 극대화 시도하다가 해고당할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지수를 추종하면서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이 분은 가치투자에 상당히 강렬하게 꽂혔던 지, 평생 가치투자 기법을 지속했으며,

그러고도 수익율도 훌륭했던 지라, 정년 은퇴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고용을 유지했으며,

심지어 정년 은퇴한 후에 후임자가 퇴사해 버리자

새 후임자 구할 때까지 반강제로 현역에 복귀해서 일해야 했을 정도로

생존을 넘어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제이슨 츠바이크'라는 사람이 쓴 서문인데,

저자의 말을 이렇게 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치투자에 적합하지 않다.
고통을 피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설을 덧붙인다.

생각보다 어렵고, 효과를 내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말이다.
(... 중략 ...)
우수한 실적은 가치투자가 어렵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그러면서 가치투자를 유지하는 사람)만 올릴 수 있다.
(... 중략 ...)
가장 높은 수익율을 올린 가치투자자도 분석 기간의 30~40%에 이르는 기간은 시장을 하회하는 실적을 냈다.
(... 중략 ...)
가치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싼 주식을 사거나, 싼 주식을 보유한 펀드를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장이 그 주식의 가치를 인식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를 유지해야 한다.

 

저자 본인은 책 초반에 이렇게 말한다.

가치에 투자하는 장기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때로는 고통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받아들여야 한다. 
(... 중략 ...)
'적절하다고 생각될 때'면 기꺼이 군중과 반대로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행위라고 표현하는 것이 말로는 쉬워도 실행하기는 정말 어렵다.

왜 전체 전문 투자자의 5%만이 가치투자자인지, 단순해 보이지만 왜 힘든 지, 이러한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는 점이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위험 자산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투자 기법을 학습하는 것보다 이렇게 심리적 고통을 감수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고 중요하다는 것은 공통적이다.

그게 안 되면 안전자산(=예금)을 해야하고, 노후에 높은 확률로 물질적 빈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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