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분석

책 리뷰 2024. 2. 5. 12:46 Posted by UnHa Kim

'증권 분석'은 워렌 버핏의 스승으로 유명한 벤저민 그레이엄이 쓴 투자 서적의 고전이다.

한국 투자 서적 번역가 중 가장 유명한 '이건'님이 6판을 번역하셔서 구해다 읽어봤다.

6판의 특징은 2판에 유명 투자자의 현대적 해설을 덧붙인 것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살아 생전에 쓴 마지막 판본은 4판인데, 왜 굳이 2판을 기준으로 했을까?

아마도 '광란의 1920년대 활황장'과 '1929년 대공황 폭락장에 이은 1937년 더블딥'이라는 역사상 최악의 굴곡을 거친 직후 1940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방어적 투자'가 생존에 필수인 시대적 상황이 생생히 담겨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FRB 양적 완화 정책 지속으로 인해서 역사상 최장기 상승장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무뎌진 현재 상황에 적절한 선택이라 여겨진다.

 

번역의 질이 대단히 좋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쓴 책은 희한하게 가독성이 낮은 경향이 있던 데, 이건 번역자님이 '증권 분석'을 읽기 편하게 재창조하셨다고 봐도 될 정도로 매끄럽게 술술 읽어진다.

'증권 분석'은 유명하지만 아무도 안 읽는다는 것은 이젠 옛 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안 읽고 구석에 처박아두었던 2판 영어 원서를 버렸다.  ㅎㅎ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내용만 간략하게 소개한다.

 

'현명한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초반에 나오는 채권 및 우선주 관련 내용(파트 2, 파트 3, 6장 ~ 26장)이 첫 고비이다.

(현명한 투자자 리뷰 : https://ghts.tistory.com/56)

채권에 대한 관심이 덜한데다가 낯설고 전문적인 내용이 너무 많아서 그냥 건너뛰었다.

 

제 4장에는 '현명한 투자자'에 나왔던 것과 동일한 투자의 정의가 나오는 데,

'현명한 투자자'에서는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는 데,

'증권 분석'을 읽고나서야 전후맥락이 이해가 되었다.

투자운용이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원금의 안전과 만족스러운 수익을 약속하는 것이다.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운용은 투기다.

'현명한 투자자'에서 해당 내용을 처음 읽을 때는 '뭐 좋은 말이네.' 정도이지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증권 분석'에서 여러가지 배경 설명을 읽은 후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1. 철저한 분석

: 이 책이 쓰여지던 시절 즈음에 채권은 안전하다는 고정 관념으로 인해서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철도 채권이나 부동산 담보 채권에 투자했다가 채권이 휴지조각이 되는 사태가 만연했던 듯 하다.

(놀랍게도 100년 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부동산 담보 채권이 휴지조각이 되는 사태가 반복되었다.)

1929년 대공황 직전까지 주식 상승세가 지속되자 가격을 따지지 않고 빚내어서 주식투자하다가 주식 대폭락이 발생했다.

(놀랍게도 80년 후 닷컴버블 때 IT주식이 대폭락하는 사태가 반복되었다.)

제대로 된 분석없이 고정 관념이나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서 투자하면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투자의 첫번째 조건으로 '철저한 분석'을 꼽았다.

 

2. 원금의 안전과 만족스러운 수익

대부분의 투자 실패는 고수익에 현혹되어 투자 원칙을 어기고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발생한다.

투자 활동의 목표인 수익에 신경을 쓰되, 단지 최고 수익보다는 적절한 리스크 범위 이내의 만족할만한 수익을 목표로 둘 간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주기적인 버블 형성 및 붕괴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대단히 어렵다고 한다.

 

제 31~34장에서는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이익이 조작 혹은 오해로 인해서 회사의 수익력을 잘못 판단하게 되는 다양한 사례가 나온다.

재무제표에 나온 당기순이익 수치를 보정하려면 상당한 회계 지식이 필요해 보이며, 

이는 전문적인 가치 투자자에게는 기본 소양이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문 가치투자자는 조작이 쉬운 당기순이익보다는 '잉여현금흐름(FCF)'을 더 신뢰한다고 한다.

문제는 한국에서 가치 팩터로 '잉여현금흐름(FCF)'을 넣고 백테스트를 돌려보면 PER보다 수익율이 낮게 나온다.

상대적으로 자주 리밸런싱 한다면 일반 대중의 접근성이 높아서 시장에서 좀 더 빠른 반응을 불러오는 PER이 유리하지만, 보유 기간이 긴 가치투자자에게는 내재가치 누적 혹은 주주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가 더 유효한 게 아닐까 싶다.

상대적으로 조작은 힘들지만, 백테스트 결과는 양호한 PSR, PCR등의 지표들을 PER과 혼합해서 사용하면 백테스트 결과가 개선되는  이유가 당기순이익이 조작되면서 발생한 PER의 오류가 희석되기 때문인건가?? 생각해 본다.

 

제 35, 36장은 통째로 누락되어 있다.

 

제 37~39장은 기업 수익 창출 능력 분석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한 많은 전문적인 내용이 나온다.

전문 가치투자자들은 투자 결정을 할 때 정말 많은 변수를 고려하는구나 느꼈다.

제 39장에서 증권 분석에 일반적인 원칙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판단 기준도 때에 따라바뀌기에 (대략적인 범위만 파악할 뿐) 정확한 평가는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정확한 평가가 불가능하기에 안전 마진을 충분히 둬서 실수를 피하려고 하는 것이리라.

 

제 40장 자본 구조 에서는 적절한 부채는 주식 가치(자본 수익율)를 높이는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된다.

동시에 과도한 부채는 오히려 주식 가치를 갉아먹는 것도 설명된다.

 

제 41장에 저가주 관련 내용이 나온다.

템플턴이 1달러 이하 저가주로 큰 수익을 거둔 이야기를 듣기는 했고, 백테스트 상에서도 종가가 낮은 경우 마치 가치 팩터와 비슷한 초과 수익율이 나오는 것은 들었지만, 변동성 또한 커지므로 초과수익이 고위험의 댓가라면 굳이 쓸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41장 내용에 따르면 저가 주식이 비록 변동성은 높지만, 상승장에서 고가주 대비 더 많이 상승하며, 약세장에서 고가주보다 더 하락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즉, 변동성은 크지만 손실의 리스크가 큰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진정한 저가주는 유동성이 낮아서 매매가 드물고, 거꾸로 고평가 된 사이비 저가주(특히, 신규 공모주)의 거래가 활발하다고 하므로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치 팩터를 통해서 고평가된 사이비 저가주 종목을 걸러낼 수 있다면 종가 팩터 적용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

기나긴 의문에 대한 답을 '증권 분석'에서 찾다니 기분이 묘하다.

 

파트 6, 제 42~45장은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 분석에 대한 내용이다.

 

제 42장에는 PBR로 대표되는 장부가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된다.

장부가치의 의미가 퇴색된 이유는 고정자산의 가치가 취득원가와 무관하고, 실제 매각가격이나 기업의 실적과도 관계가 없어서 내재가치와 상관이 있는 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이 장부가치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는 것(고PBR)은 자본이익율(ROE)가 높기 때문이고, 이렇게 높은 자본이익율은 경쟁자를 끌어들이므로, 높은 자본이익율은 (경제적 해자가 없다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반대로 주식이 장부가치보다 훨씬 저렴하게 거래되는 것(저PBR)은 이익이 비정상적으로 낮기 때문이며, 이런 상황에서는 새로 진입하는 경쟁자가 없고, 기존 경쟁자는 시장에서 철수하므로 장기적으로 자본이익율(과 더불어 주가)도 정상으로 회복되는 '평균회귀' 경향이 있다.

다만, '무형자산'도 유형자산만큼 가치가 있으며, 경제여건이 호전되면 자본투자 수요가 적은 (즉, 무형자산의 역할이 중요한) 기업이 대개 더 빠르게 성장하므로 수익성이 더 높다.

즉, PBR은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한계도 있다.

31~33장에 나온 PER지표의 낮은 신뢰성과 더불어 42장에 나온 PBR지표가 평균회귀 현상의 원동력이 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되니 PBR팩터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이 또한 오래된 고민에 대한 답을 '증권 분석'에서 찾은 또 다른 사례이다.

 

제 43장은 순유동자산 가치 혹은 청산가치 가치에 기반한 염가 주식 선정, 즉 NCAV전략이 설명된다.

전략의 구성 자체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오랫동안 사용해 왔기에 다 아는 내용일거라고 생각했으나 그건 착각이었다.

NCAV전략 운용에 있어서 놓치기 쉬운 주의점이 잘 설명되어 있다.

상황 개선(업황 개선, 경영자 교체, 매각/합병, 청산) 전망(촉매??)이 확실한 종목을 우선 선정해야 하며,

과거 평균 수익력이 높았거나 유동 자산 이외의 다른 실적이 매력적인 종목을 선정해야 한다.

유동자산이 빠르게 감소했고, 이런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 (적자 지속) 기업은 피해야 한다.

전반적인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지도 낮지도 않은 상황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활황장에서 NCAV주식을 매수하면, 이후 하락장에서 NCAV주식도 함께 하락한다.

침체장에서는 NCAV주식보다는 저평가 선도주식의 가격 회복(상승)이 더 빠르다.

손익계산서가 아닌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만으로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찾았다는 점에서 NCAV 전략은 아주 독특하다.

벤저민 그레이엄 본인이 대공황을 혹독한 겪었기에 그 어떤 경제 위기가 와도 망하지 않을 기업을 찾다가 개발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NCAV 전략은 (수익성은 물론) 절대 망하지 않을 종목을 찾아내는 안정성을 겸비했다.

NCAV전략이 개발된 지 100년이 되어가는 데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면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훌륭한 전략이 아닐까 생각된다.

(개발된 후 책에 나오거나 널리 퍼진 후 수익력을 상실한 전략이 수없이 많다.

참고로, 2024년 현재 한국 주식 시장에는 NCAV 주식이 상당히 많다.)

 

제 44장에서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상충을 다루는 데, 다음 내용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주주들이 회사 자본을 축내면서까지 종업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주 입장에서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인 경영자의 행태가 갑갑해서 저런 말이 나오는 것은 이해는 된다.

최근 미국에서 구조조정을 통해서 수익율을 끌어올리는 경영자들이 유능하다고 인정받는 게 당연한 상황이니까.

반면, 미국 노동자층에서 트럼프 지지라는 거대한 반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한국 제조업 평균 수익율 3%, 대기업 제외 중소 제조업 평균 수익율 겨우 1%이다.

중소기업 사장님이 창업 자금을 예금에 넣고 이자를 받는 게 더 유리한 수준이다.

절반이 넘는 중소기업은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 상태이고, 이렇게 열악한 중소기업이 한국 전체 고용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경제적 논리로는 이미 정리해야 할 기업들이 수두룩 하지만, 책에 나온대로 회사 자본을 축내지 않기 위해서 청산하거나 구조조정을 하는 게 반드시 옳은 것인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본다.

주주 입장에서야 가격이 정체된 주식을 팔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면 그만이지만, 기업 구성원 입장에서는 청산/구조조정이 인생에 크나큰 영향을 주는 상당히 뼈아픈 문제라는 점에서 상당히 비대칭적이다.

산업 구조조정 시기를 놓치고 저부가가치 산업에 머무르면서, 임금 상승 및 노동 인구 감소로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한국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45장 대차대조표 분석에서는 부채로 인한 위험이 언급된 후 다른 많은 분석거리를 언급한다.

내 수준에서는 부채 비율 이외의 설명은 너무 전문적인 내용으로 느껴진다.

 

데이비드 에이브럼스라는 분이 쓴 파트 7 해설에 인상적인 글귀가 있다.

값싼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거래 덕분에 지금은 투자가 쉬워보인다.
주식을 사기가 인터넷으로 책 사는 것만큼이나 쉽고 간편하다.
주식시장에서 돈 번 사람이 많다보니,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고서도 아무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잘못된 생각이다.
내가 알기로 주식시장에서 부자가 된 사람들은 모두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이다.
(.... 중략 ...)
그레이엄과 도드는 성공하려면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중략 ...)
조울증 환자 '미스터 마켓'도 그레이엄과 도드가 만들어낸 인물이다.
미스터 마켓은 우리에게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적이 될 수도 있지만, 그의 조언을 절대 받아들이면 안 된다.

'현명한 투자자' 8장에는 같은 말을 '주식 매매를 강요당하는 일이 없으며, 현재 주가를 항상 무시해도 되며, 필요할 때만 주가를 확인하고 이용하면 된다.'라고 표현되어 있는 데, '조울증 환자 미스터 마켓의 조언을 절대 받아들이면 안 된다.'라는 표현이 시장 변동성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지침을 좀 더 명확하게 알려주는 느낌이다.

 

제 48, 49장은 건너뛰었다.

 

제 50장 '가격과 가치의 괴리 1'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나온다.

투기자는 대세의 흐름이 바뀌는 시점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바로 그 시점에 대세에 합류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 중략 ...)
투기자들은 주식이 싸서가 아니라 더 오를 것 같아서 사고, 비싸서가 아니라 더 내릴 것 같아서 판다.
따라서, 투기자의 관점과 분석가의 관점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으며, 이 차이 때문에 반복하게 된다.
(... 중략 ...)
사람들은 대개 전망이 보통 수준인 '염가종목'에 분산투자하는 대신, 매우 비싼 가격을 치르더라도 전망이 밝은 주식을 사려고 한다.
(... 중략 ...)
장기간 분석에 비추어 보면, 기업의 장래 전망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지표상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된 시점을 피한다면, 확실히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기법은 성공확률이 매우 높다.
(... 중략 ...)
우량주들은 경기 순환기의 특정 시점에서만 과대평가되거나 과소평가되지만, 비우량주 중에서는 언제든지 과소평가된 종목을 찾을 수 있다.
(... 중략 ...)
비우량주들의 주가는 (... 중략 ...) 사람들의 관심이 부족할 때에는 실적이 주가에 좀처럼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나, 주가조작 세력이든 일반인이든 비우량주에 관심이 쏠리면, 주가는 실적에 극단적으로 반응한다.
(... 중략 ...)
시장이 위험할 정도로 과열되었다고 판단되면, 분석가는 아무리 싸 보이더라도 잘 알지 못하는 주식을 추천해서는 안 된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대폭 하락하면 모든 종목이 악영향을 받게 되며, 거래량이 부족한 종목은 매물 압박을 받아서  더 심하게 하락할 수 있다.

제 50장 내용을 지금 보면 가슴 아픈 과거의 실수가 여럿 떠오른다. ㅠ.ㅠ

 

제 51장 '가격과 가치의 괴리 2' 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나온다.

증권분석에서는 예기치 않은 사건에 대비하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안전마진을 확보하여 위험에 대비한다.
그러면 우리가 투자한 증권이 생각했던 것보다 매력이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시장분석에는 안전마진이 없다.
맞든지 틀리든지 둘 중 하나인데, 틀리면 손실이 발생한다.
(... 중략 ...)
시장분석이 증권분석보다 더 쉽고, 단기간에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일 지도 모른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실망하기 쉽다.
월스트리트든 다른 어떤 곳이든, 쉽고 빠르게 돈 버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 중략 ...)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갖추고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라면 소액 투자자라도 증권분석을 실행하여 (... 중략 ...) 종목들을 발굴할 수 있다.

마켓 타이밍에는 안전마진이 없다는 말이 맞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켓 타이밍의 유혹은 너무나 강렬하다.

 

벤저민 그레임의 저서 3권('현명한 투자자', '재무제표 읽는 법', '증권 분석')을 읽었는 데,

일반인을 위해서 쉽게 쓰여졌다는 '현명한 투자자'와 '재무제표 읽는 법'은 무척 까다롭게 느껴졌고,

오히려 그렇게나 까다롭다는 '증권 분석'이 술술 잘 읽히는 느낌이다.

너무 전문적인 내용은 건너뛰면서 읽으면 77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고, 다 읽을 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건'님이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매끄럽게 번역하신 것 같다.

그동안 혼자 고민하던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고, 나의 부끄러운 실수들을 돌아보기도 하며, 너무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80년 전에 쓰여진 책이 지금까지도 핵심을 찌른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읽어볼만한 필독서로 여겨진다.

워렌 버핏이 '현명한 투자자'를 최고의 투자서적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미스터 마켓'에 대한 내용 때문인 듯 하다.

해당 내용(미스터 마켓)을 제외하면, '증권 분석'이 훨씬 이해도 쉽고 잘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