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추천. '메이킹 알파'

투자 이야기 2024. 10. 3. 17:44 Posted by UnHa Kim

유튜브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지만, 반대로 노이즈의 홍수로 인해서 판단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도 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는 좋은 정보를 찾는 것보다 노이즈를 거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킹 알파'은 (걸러야하만 하는 또 다른 노이즈가 아닌) 추천할만한 도움이 되는 채널 같다.

 

https://www.youtube.com/@makingalpha/videos

 

메이킹알파

"우리네 삶과 투자에 알파의 가치를 더한다." 오역 제보와 영상 추천은 커뮤니티 란에 댓글로 남겨주세요.

www.youtube.com

 

영상을 보니 조회수를 위한 자극적인 낚시질 제목으로 가득찬 일반 채널과 달리, 채널 개설자 본인이 인상 깊었던 영상만 골라서 한글 해석을 붙여서 업로드한 듯 하다.

 

시간날 때 한 번씩 들러서 투자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퀀트 전략의 부진.

투자 이야기 2024. 5. 11. 15:11 Posted by UnHa Kim

강환국이 퀀트 투자 붐을 일으킨 이후 역설적으로 팩터를 이용한 퀀트 투자 전략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아마도 2가지 문제가 겹친 것으로 보인다.

 

첫째, 주식 투자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때는 항상 고점 부근이다.

퀀트 투자도 일종의 주식 투자 기법이며, 퀀트 투자에 대중의 관심이 쏠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주가가 고점 부근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가가 원래 자리를 찾아가면서 전체 시장이 부진함에 따라 퀀트 투자도 부진할 수 밖에 없다.

 

둘째, '트레이더 효과'이다.

특정 기법을 많은 사람이 쓸 수록 해당 기법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트레이더 효과'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현명한 투자자'에서 언급한 관련 내용을 인용해 본다.

어떤 이론이 과거 통계와 그럴듯하게 맞아떨어지거나 장기간 좋은 성과를 내면, 추종자가 증가하면서 주목받게 된다. 그러나 추종자가 증가할수록, 이론의 신뢰도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시간이 흐르면서 이론과 맞지 않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다. 둘째, 주식시장에서 인기 높은 이론은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결국 수익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그 사례로 1930년대에 유행한 '다우 이론'과 1950년대에 유행한 '공식에 의한 투자'의 사례를 들고 있다.

둘 다 정량적인 기법이어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기법이었다.

 

주식 투자만 이런 것이 아니라, 원자재 투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다.

'터틀의 방식'에서 언급된 '트레이더 효과'에 대한 설명을 인용해 본다.

 

트레이더의 트레이딩 행동 자체가 애초에 트레이딩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게 만들었던 시장 조건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는 이를 트레이더 효과라고 부른다. 어떤 일이나 현상이 꾸준히 반복되어 나타나면 몇몇 시장 참여자들이 그와 같은 현상에 주목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낸 트레이딩 전략은 수많은 트레이더의 눈에 띄게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트레이더들이 이 전략을 사용하게 되면 이 전략도 예전만큼의 성과를 내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미국에서 퀀트 투자 붐이 일어난 후 장기간 부진했던 사례가 있다.

1990년대에 '제임스 오쇼너시'는 'What works on Wall Street'(번역서 '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을 펴내며 미국에서 퀀트 투자 붐을 일으켰으며, 대중의 폭발적 관심에 힘입어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아서 독자 퀀트 펀드도 출시했지만, 6년간 부진을 거듭하다가 대형 투자은행에 흡수합병 되었다.

이게 꽤나 유명한 사건이어서 워렌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발언 때, 주식 투자는 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하며 '제임스 오쇼너시' 사례를 언급할 정도였다.

 

그래서, 퀀트 투자는 완전히 망했는가?

'제임스 오쇼너시'가 포기하고 펀드를 팔아버린 직후 퀀트 전략은 엄청난 수익율을 내면서 부활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점은 강환국이 유행시킨 퀀트 투자 기법은 대중적인 유행이 지나간 후, 대부분의 추종자들이 포기하고 다른 투자 방법론을 찾아떠난 이후에야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거래량이 적고 시총이 작은 소형주 전략의 경우 이러한 부진이 두드러 질 수 있다.

 

그렇다면, 투자를 그만 두고 은행에 예금이나 맡길 것인가?

한국인의 평균 기대 수명은 여전히 길고, 한국에서 노동으로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연령대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우리는 노동 소득 없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없다.

돈이 많다면서 상가를 매입해서 임대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이것은 초기 투자 비용이 아주 크니까, 대부분의 경우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금융 투자 이외에는 딱히 대안이 없을 것이다.

주식 시장이 한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자동화 시킬 수 있는 정량적 투자 전략이 팩터 기법만 있는 것도 아니고, 투자 자산군이 주식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팩터에 기반한 주식 퀀트 전략이 부진해도 여전히 투자할 만한 금융 자산과 투자 기법은 많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한국 주식 퀀트 전략이 부진해서 비중을 축소하더라도 시간이 지난 후 수익율이 되살아날 때 다시 쓰면 된다.

 

90년간 수익율을 유지해온 NCAV 전략도 사용자들이 부진한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졌기 때문에 지금껏 수익율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부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알 수 없는 전략을 장기간  유지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책에서 퀀트 투자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과 일관성이라고 그렇게나 강조했던 '제임스 오쇼너시' 본인도 6년만에 포기해 버렸다.

 

그렇기에 '윌터 슐로스' 같은 사람이 대단한 것이다.

'월터 슐로스'는 대학도 나오지 않았고, '벤저민 그레이엄'의 강의를 청강했던 이력만으로도 펀드 매니저로서 CAGR 18~19%를 기록했는 데, 아주 단순한 전략만을 쓰면서 수십 년간 일관되게 유지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건 말로는 쉬운 데 실제로는 실행하기 매우 어렵다.

이렇게 남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차별점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차별점이라는 게 특별하게 우수한 전략이 아닐 경우도 많다.

 

비교 경쟁 우위가 '남보다 뛰어난 전략'이 아니라 '남들도 다 아는 단순한 전략을 오랫동안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는 인내심'일 수도 있다는 말을 벤저민 그레이엄이 '현명한 투자자' 서문에서 언급한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면, 

지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투자 기질을 갖춘 '평범한 사람들'이 돈을 훨씬 더 벌고 유지한 사례가 많다.

지식보다 기질이 중요하다는 말, 투자는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는 말 모두 비슷비슷한 내용인 것 같다.

 

이러한 투자의 어려움을 경감시켜주는 것은 역시나 분산인 것 같다.

물론, 분산을 하면 기대 수익율은 낮아진다.

그러나, 특정 전략이 부진해도 다른 전략에서 벌충을 하면 심리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어쨌거나, 중도 포기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율이라도 꾸준히 버티면서 (작더라도) 수익을 얻는 것이 유리하다.

 

멘탈이 아주 강해서 버틸 수만 있다면 장기 기대 수익율이 가장 높은 전략에 집중 투자하는 게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일반인의 경우 분산 투자가 투자를 지속하는 데 도움을 줘서 장기적으로는 더 유리할 것이다.

 

결론 : 한국 주식 시장에서의 퀀트 개별 종목 투자 기법이 부진하다면 다른 자산군에 투자하거나, 다른 전략을 쓰면 된다. 존버가 승리한다.

레버리지의 무서움

투자 이야기 2024. 1. 31. 11:15 Posted by UnHa Kim

지식산업센터에 투자했다가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사연이 나오는 영상을 접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Zm91oz07Kw

 

영상을 보면서 포인트가 좀 엇나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투자 대상이 지식산업센터이어서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고,

부동산 투자이어서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며,

PF대출이 관련되어 있어서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라고 본다.

진짜 원인은 과도한 레버리지이다.

언론 입장에서야 부동산 PF대출이라는 용어와 특정한 현상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자극하고 싶었겠지만 이게 과연 시청자의 투자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스럽다.

 

어떤 투자이던, 어떤 사업체이건 과도한 레버리지는 파멸의 지름길이다.

그나마 예외가 있다면 정부의 보호를 받는 금융업 정도일 것이다.

은행은 '예금자 보호'라는 명목 하에 정부가 보증을 해서 갑작스러운 부채 상환 요구(뱅크런)을 막아준다.

은행이 단기적인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면 한국은행에 발권력을 동원해서 돈을 찍어서라도 자금을 마련해 준다.

은행이 정말 망하려고 하면 공적자금, 구제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세금을 써서라도 파산은 피하게 해준다.

이렇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투자 행위, 사업 영위에 있어서 과도한 레버리지는 파멸의 지름길이다.

 

영상을 보면 초기 투자금 10%만 내면 나머지는 90%는 대출을 받아서 투자가 가능하다는 말에 혹한 것 같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레버리지 비율 900%'라는 무시무시한 조건이다.

이렇게 위험한 투자를 권하는 비양심도 놀랐고, 그토록 위험한 조건이 '초기 투자금 10%만 내면 된다'라는 식으로 너무나도 간단하고 달콤하게 포장된다는 것도 놀랍다.

그리고, 이 말에 속아 기본적인 투자 원칙을 무시하고 인생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어지간한 중소기업은 부채비율이 200%만 넘어가도 은행 대출 연장이 어려워지기 쉽상이다.

상당한 재벌인 한진그룹도 한진해운이 부채비율 400%를 넘어간 후 '부채의 악순환'에 허우적거리면서, 총수 일가가 줄줄이 불안장애에 걸려서, 땅콩 파문에, 이혼에, 가정 파탄을 겪고, 경영권 욕심을 내려놓고 유상증자까지 했지만 결국 한진해운의 파산을 막지 못했다. 

그런데, 일개 개인이 레버리지 900% ??

이건 죽음의 길이다.

 

개인적으로 2010년대 초반에 조선 산업 버블이 터지는 과정을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이번에 부동산 투자의 버블이 터지는 과정을 보면서 예전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제로 금리가 너무 오래동안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부채의 무서움을 잊어버린 것 같다.

과거 수백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평균적인 금리는 4% 정도이었고, 2010년대 이어진 제로금리가 예외적이고 특수한 상황이었다.

과도한 레버리지는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전문가를 위한 '증권 분석'이 일반인에게 너무 어려워서, 일반인에게 바람직한 투자 태도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난이도를 낮춘 '현명한 투자자'를 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반인을 위해서 쓴 '현명한 투자자'가 쉬운 책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처음 읽는 사람은 상당한 장벽을 느낀다.

 

안 그래도 난이도가 높은 원문에, 츠바이크의 해설까지 덧붙여 난이도를 더 높여버린 6판의 번역본을 읽고 있노라면 '고전이란 모두가 칭찬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는 말이 적절하다고 느껴진다.

 

투자 관련 서적 최고 인기 번역가인 이건 선생님이 (군더더기가 없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생전 마지막 저서인) 4판을 번역하면서, '번역 후기'에서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 '원문의 형태를 유지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고 밝힐 정도로, 창조적 파괴에 가까운 의역을 통해서 가독성을 높였음에도, (이제 그나마 읽을만 해 졌다는 정도일 뿐) 여전히 책이 술술 읽힌다는 느낌은 없다.

그렇지만, 책 내용은 보석 같은 경험과 조언이 가득하므로, 독자의 경험치 수준에 따라서 읽을 때마다 아는 만큼 새로운 게 보이는 신비로운 책이다.

4판이라는 게 중요하다. 6판은 진짜 해독 불가...

 

워렌 버핏이 도서관에 있는 모든 투자 관련 서적을 읽은 후, '현명한 투자자'를 처음 접했을 때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일반인은 '현명한 투자자'가 도서관에 있는 모든 투자 관련 서적 중 최고였다라는 찬사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워렌 버핏이 어려서부터 실전 투자를 이어오면서 경험을 축적했고, 투자 관련 서적도 엄청나게 많이 읽은 후였기 때문에 , 비록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였지만, '현명한 투자자'를 읽을 무렵이면, 이미 상당한 내공을 쌓은 상태이었기 때문에 '현명한 투자자' 처음 읽을 때 바로 그 가치를 이해했다고 생각된다.

 

하여튼, 이번에 다시 읽고 있는 데, 제 2장 '투자와 인플레이션' 내용 중 '금(골드)' 관련 언급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35년동안 금의 시장가격은 (... 중략 ...) 겨우 35% 상승했다.
그러나, 이 기간 내내 금 소유자는 투자 원금에 대해 이자를 받기는 커녕, 오히려 해마다 보관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 중략 ...)
금이 인플레이션 방어에 거의 완전히 실패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범한 투자자가 실물자산에 투자해서 과연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을 지도 매우 의심스럽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금 투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였으며, 이런 태도는 워렌 버핏에게도 이어진다.

(정작, 워렌 버핏은 1990년대에 어마어마한 '은(실버)' 투기를 했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금'은 별로일까??

인베스팅닷컴 데이터에 의하면 금 선물은 1976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1,500% 상승하면서 연복리  6% 수익율을 기록했다.

평균 인플레이션 3%라고 가정하면,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에 충분했다는 의미이다.

대공황부터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은 초고수 투자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이렇게나 중요한 자산군에 대해서 잘못된 의견을 기록해 놓았다는 것이 놀랍다.

하지만, 이 책은 1971~1972년에 저술되어서 1973년에 출간되었는 데, 1971년에 닉슨 대통령이 금 태환 중지를 선언하면서 금 가격의 족쇄가 막 풀려난 시점이었다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벤저민 그레이엄 살아 생전의 대부분의 기간에는 금 태환이 이루어지면서 금 가격이 고정되어 있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통화량을 증가시키고자 금 교환 비율을 바꿔서 달러 가치를 하락시킨 것이 유일한 예외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한 수십년 간의 극도로 억제된 금 가격이 족쇄가 막 풀리던 시점에 책이 쓰여졌다는 의미이다.

 

금 태환이 중지된 이후 오랜 기간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길게보면 인플레이션 방어 용도로는 충분히 유용했기에

금을 투자 자산군에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할만 하다.

 

금 관련 내용은 '현명한 투자자'에서 몇 안되는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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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다니면서도 장기간에 걸쳐서 20%가 넘는 투자 수익율을 올렸다는 재야고수 (온라인 필명) '숙향'이라는 분이 책을 몇 권 냈는 데, 그 중 1번째 책은 비교적 간단한 가치 평가 공식과 필터링 조건을 제시하여, 초보자도 따라할 만한  가이드를 제공해 준다.

그 외에도 특징적인 부분은 바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온 몸으로 겪고 살아남았던 체험 기록이 있다는 점이다.

위기의 순간에 얼마나 올바른 판단을 하기 힘든 지는 당시 분위기 설명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금 시점에 돌아보면 워렌 버핏이 맞고, 다른 사람이 다 틀렸는 데, 거꾸로) 당시에 한국 언론에는 워렌 버핏을 '새대가리'라고 희화하 하는 기사가 있을 정도로 워렌 버핏의 의견은 무시되었다고 한다.

주식 시장이 반등을 시작하기 직전인 2009년 초반에는 (낙관론으로 유명한) 피터 린치마저도 낙관론을 접었다고 한다.

(워렌 버핏은 이렇게나 분위기가 암울하던 2009년 초반에 BNSF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철도 기업을 인수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서 대박을 쳤다. 워렌 버핏은 좀 독보적인 듯...)

 

필자 본인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붙들고 그냥 버텼다고 하던 데, (워렌 버핏을 제외한) 거의 모든 투자 대가들조차도 비관론을 표명하던 저 때를 버틴다는 것은...

(필자 본인의 말로는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초인적인 인내심'이 필요할 듯 하다.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이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흘러가는 곳이다. - 워렌 버핏

 

투자라는 것은 책으로 읽을 때는 할만해 보이는 경우도 많지만, 실제로 하면 저걸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약간의 인내심'으로 저 모든 걸 다 버텼다는 겸손한 재야고수 숙향의 투자 일기는 배당수익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일깨워준 고마운 책이다.

퀀트킹 같은 프로그램에 '배당수익율' 팩터를 넣고 백테스트를 실행하면 기대수익율이 떨어지므로 자연스럽게 무시하게 되지만, 그건 (보유하는 종목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기계적인 리밸런싱을 수행할 때의 이야기이고, 가치 투자처럼 개개 보유 종목을 인식하고 장기 보유하는 경우에는 투자 지속성에 있어서 배당수익율이 아주 중요하다고 한다.

숙향님의 2번째 책도 읽어봤지만, 개인적으로는 1번째 책이 더 흡입력이 높았고, 잘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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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PBR

투자 이야기 2023. 12. 7. 17:54 Posted by UnHa Kim

 

국가통계포털에서 시장 PBR 데이터를 제공한다.

세금 써서 투자정보 수집해 주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343&tblId=DT_343_2010_S0034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코스피 200의 PBR을 엑셀로 다운로드 받아서 그래프를 그려보았다.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13년간 하향세를 그려온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당한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환국 채널에 가면 한국/중국 증시는 향후 10년간 장기 기대 수익율은 괜찮다고 하는 게 이런 이유였구나 싶다.

실제로 2020년 이후로는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있으니, 한국 증시에 투자한다고 해서 크게 손해볼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장기 그래프로 보면 참 쉬운 데, 저 안의 미세한 점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면서 멘탈이 흔들리면서 살고 있으니 투자가 참 어렵다.

 

NCAV 전략에 대하여.

투자 이야기 2023. 11. 30. 19:24 Posted by UnHa Kim

벤저민 그레이엄의 NCAV전략은 생긴 지 9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유효한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중간에 부진한 시간도 있었을 테지만, 어쨌든 살아남았다.)

유명해진 전략은 수익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데, NCAV전략은 어떻게 기나긴 시간을 살아남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NCAV(순유동자산) = 유동자산 - 부채

 

NCAV가 0보다 크기만 해도 사실상 빚이 없다는 건데, NCAV가 시가총액보다 크다면 그 회사의 모든 주식을 매수하고도 돈이 남는다는 의미이다.

 

1. 망할 수 없는 기업만 고르게 된다.

현금 및 유동자산이 부채보다 더 많다는 것은 부채 자체도 얼마 없을 가능성이 높고, 경영자가 기업 생존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현금을 두둑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공황이 와도 망할 수가 없다.

혹여나, 회사가 운영을 중단하고, 청산하게 되더라도, 주식 시장가를 넘는 돈을 배당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젊은 시절에 대공황을 겪었던 벤저민 그레이엄이, 그 어떤 경우에도 두 번 다시 곤경에 처하는 것이 싫은 열망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2. 가치 평가에 이보다 더 보수적이고, 방어적일 수 없다.

흔히들, PBR이 낮을 수록 저평가 되었다고 하지만, PBR을 구성하는 B(Book Value:장부 가치)는 회계사가 평가한 가치이다.

장부 가치 구성 요소 중에 기계, 장비등 해당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는 데 유용하니까 회계사가 가치를 부여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현실에서는 시장 가치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특정 제품 생산에 특화된 설비나 금형은 시장에서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할 것이고,  해당 기업이 외딴 곳에 위치해 있다면 공장 부지를 매각하려고 해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시장 가치가 없다시피한 요소로 장부 가치가 구성되어 있다면, 거기에 기반한 PBR은 과연 믿을만 한가??

장부 가치 중에서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 자산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 요소를 싸그리 무시해서, 가장 보수적으로 가치를 평가한 NCAV는 가장 확실한 가치 산정 방법이고, 오류 가능성이 낮다.

그러다보니, NCAV 기준으로도 가치가 있다면, 실제로 시장 가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3. 분산투자로 확률이 현실화될 신뢰성까지 높인다.

망하지 않을 현금/예금 덩어리 기업를 헐값에 매입하는 데, 이걸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까지 겸하면, 종목 대부분이 밸류 트랩(가치 함정 : 오랫동안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장기간 내재가치를 밑도는 상황)에 걸려도, 몇몇 종목만 가치를 인정받기만 하면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율은 확보가 된다.

 

이렇게 오류의 가능성도 낮고, 현실화 가능성까지 높으니 NCAV전략이 아무리 오래되어도 먹힐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여타 유행하는 전략에 비해서) 백테스트 기대 수익율은 상대적으로 낮아보이지 않지만, 퀀트 전략의 유효성에 의문이 드는 '의심 마귀'의 순간에도, 유효성을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NCAV전략의 의미는 여전하다고 생각된다.

 

가치투자가 최고의 수익률을 내지는 못하더라도, 가장 안전한 투자를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가치투자스러운 퀀트 전략이 NCAV 전략이라 생각된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아무리 생각해도 천재인 듯.

 

벤저민 그레이엄은 퀀트였던가?

투자 이야기 2023. 11. 28. 20:26 Posted by UnHa Kim

오랜만에 '현명한 투자자'를 다시 읽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읽으면 상당히 난해하게 느껴진다.

특히, 2장의 미국 몇몇 채권 종류에 대한 설명에서 뭔가 현실에서 아주 동떨어진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면서 그만 읽고 싶어진다.

꾹 참고 계속 읽어봐도, 전반적으로 엄청나게 보수적이고, 방어적이고, 심지어 켸켸묵었다는 느낌이 난다.

그래서, 처음 읽을 때는 (워렌 버핏이 극찬을 했다는) 명성에 비해서 그다지 큰 감흥이 없다.

(아무리 젊은 시절에 대공황을 겪어서 조심하는 게 몸에 익었다지만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현실 투자세계에서 변동성에 된통 당한 후 다시 읽으면, 현실에서 골머리를 앓던 문제가 이미 거의 다 언급되어있다는 것에 놀라고, 보수적/방어적인 접근 방식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구나 납득이 된다.

 

 

이번에 다시 읽다가 새롭게 눈에 들어온 내용에 대해 말하자면,

14장 말미에 이런 내용이 있다.

나는 항상 정량기법에 헌신하는 태도로 증권을 분석했다.
나는 투자의 대가로 받는 보상을 처음부터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숫자로 확인하고자 했다.
그 보상이 부족하면, 전망이 밝거나 미래가 유망해도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투자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태도가 절대 아니었다.
사실 전문가 대부분은 전망, 경영자의 자질, 기타 무형자산 등 ‘인간 요인’이 과거 실적, 대차대조표, 기타 냉정한 숫자를 분석한 자료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즉, 일반적인 애널리스트들은 업황, 장기 전망등에 '예측'에 중점을 두는 반면,

벤저민 그레이엄 본인은 손실을 피하기 위한 '보호'에 중점을 두면서,

(미래 전망에 무관하게) 투자 수익율을 설명해주는 숫자를 더 우선시 했다는 것이다.

이게 요즘 흔히 말하는 백테스트로 검증한다는 방식과 상통한다.

벤저민 그레이엄옹은 1976년에 사망했으니까, 그 당시에 컴퓨터로 백테스트를 할 여건이 안 되었을 텐데, 이걸 손으로 일일이 다 계산해서 확인했다는 걸까?

 

사실 일반인(방어적 투자자)에게는 정적 자산 배분 전략을 권장하고, 공격적 투자자에게는 NCAV를 포함한 몇몇 공식(혹은 필터)를 이용해서 정량적으로 선별된 종목에 투자할 것을 권장했는 데, 이건 요즘 유행하는 퀀트 투자법과 굉장히 유사하다.

어쩌면, 소위 퀀트라는 게 결국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법을 좀 더 발전시킨 것인지도 모르겠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생존하던 시기에는 미국에서 개인의 금 보유가 금지되었기에

벤저민 그레이엄이 권장하는 자산 배분 전략에는 금이 빠져 있지만,

요즘에는 금 보유 제한이 풀려있기에 최근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정적 자산 배분 전략에 금이 포함되며,

벤저민 그레이엄 자산 배분 중 주식 비중을 우량 대형주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장했지만,

요즘에는 지수 추종 인덱스 ETF 하나로 주식 투자 비중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등

시대 변화에 따라 약간의 디테일에 차이는 있지만,

섣부른 예측으로 과도한 몰빵 투자하다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면서,

동시에 리밸런싱 과정에서 '저가 매수/고가 매도'를 반복하는 '섀넌의 도깨비' 효과를 노리는 등의 큰 맥락은 동일하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제시한 NCAV전략은 사용되는 지표만 다를 뿐, 간단한 지표를 통해서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다는 점에서 PER, PBR, EV/EBIT등의 가치 팩터를 사용하는 전략과 큰 맥락은 동일하다.

(다만, 벤저민 그레이엄은 (대형주의 경우를 제외하고) 가치투자 철학에 어긋나는 추세(모멘텀) 팩터를 부인했다.)

 

'현명한 투자자' 초판이 출판된 게 1949년인데, 내가 쓰는 기법이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으니, 벤저민 그레이엄이 얼마나 시대를 앞서나간 사람이었는 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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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계산기

투자 이야기 2023. 11. 23. 20:52 Posted by UnHa Kim

강환국 오프라인 교육을 수강할 때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비법의 대박 전략이 아니라) '낙원 계산기'를 통해서 재정적 독립을 위해서 필요한 목표 수익율을 설정하는 것이었다.

 

https://keep-ones.me/

 

재테크 내공공

재테크 공부한 내용을 모두와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keep-ones.me

 

복리 수익율 4%로는 노후 보장이 안 된다.

복리 수익율 8%부터는 생존이 가능해진다.

복리 수익율 15% 언저리가 되면 노후가 아주 여유로워진다.

 

젊을 때 안전하게 예금만 하면, 노후에 확정적으로 빈곤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수익율만 쫓다가 감당할 수 없는 MDD에 맞닥뜨려서 재정적/정신적 충격으로 중도 포기할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적정 수익율 확보만 된다면, 방어형 전략(혹은 안전자산)을 적절히 혼합하여, MDD를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이내로 유지하면서 평생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수십년 간의 투자 계획에 있어서 큰 방향성을 그려보는 출발점이 된다.

이것은 각종 투자 기법을 학습하는 것만큼이나(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할 수 있다.

 

 

예측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

투자 이야기 2023. 11. 22. 21:47 Posted by UnHa Kim

레이 달리오는 수백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큰 흐름을 보는 매크로 투자자이다.

강환국이 레이 달리오의 길을 따라 과거 1920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자산 시장의 역사를 크게 훑어주는 데, 미국 자산 시장이 인간의 예측과 반대로 움직인 경우가 무척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SEpq57Z10Y

 

 

레이 달리오라는 걸출한 매크로 투자자가 제시한 향후 10년 동안의 장기 예측을 받아들고서도 결국 권장되는 투자 기법은 고정 비중 배분(역추세)와 동적 자산 배분(추세추종)로 귀결된다.

(장기 예측에 무관하게 원래부터 권장되던 기법이었다.)

정반대처럼 보이는 2가지 기법의 공통점은 바로 인간의 예측을 배제한다는 점이다.

즉, 인간의 재량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일관성만 지킨다면 추세든 역추세든 다 먹히니까, 예측만 할려고 하지 않으면 된다는 거다.

 

사실 예측이란 인간의 판단력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겪어보기 전에는 끊기 힘든 유혹이고, 고정 비율 배분이든 동적 자산 배분이든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측면이 많아서 간단해 보이지만 심리적으로 일관되게 실행하기 힘든 면이 있다.

그럼에도 살아남으려면 돌고돌아 추세/역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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