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출신인데, 금융업에 종사하는 특이한 경력을 가졌으며, 유튜브에서 가치 투자 관련 강의로 유명한 홍진채 라쿤 자산 운용 대표가 '주식 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에 나온 조엘 그린블란트의 마법 공식을 백테스트 한 결과가 흥미롭다.

 

https://www.youtube.com/watch?v=78IpEPrfApc

 

 

'주식 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이 출간되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후, 미국에서는 마법공식의 수익성이 사라졌다(!!).

물론, 한국에서는 아직 먹히긴 하지만, 책에 나온 것보다 한참 낮은 수익율을 보인다.

모든 전략은 유명해지고, 똑같이 따라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트레이더 효과' 때문에 전략의 수익율이 사라진다고 하는 데, 마법 공식도 이것을 피해가지 못한 듯 하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858136

 

현명한 투자자 | 벤저민 그레이엄 - 교보문고

현명한 투자자 |

product.kyobobook.co.kr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  제 8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이론이 과거 통계와 그럴듯하게 맞아떨어지거나 장기간 좋은 성과를 내면, 추종자가 증가하면서 주목받게 된다. 그러나, 추종자가 증가할수록, 이론의 신뢰도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 중략 ...)
주식시장에서 인기 높은 이론은 시장 참여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결국 수익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 중략 ...)
수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는 투자 기법은 그 효과가 오래 가지 않는다. 

 

그 예로, 1930년대 다우 이론과 1950년대 포뮬라 투자 기법이 인기를 끈 이후 수익성을 상실한 사례를 든다.

물론, 그렇게 말한 벤저민 그레이엄 본인이 제안한 NCAV 전략은 90년간 복리 18%를 올리며 살아남았다.

즉, 유명한 전략이 완전히 사망해서 회복하지 못한 사례도 있고, (일시적으로 부진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생존한 사례도 있다.

 

'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에는 모든 전략은 (5년 가량의 길게 지속될 수 있는) 부진한 시기를 견뎌내어야만 장기적으로 기대수익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득력 있게 말하지만, 해당 전략이 유명해진 이후에도 살아남아 효력을 유지하고 있는 지 여부는 미리 알 수 없다는 게 참 어려운 부분이다.

 

출판된 지 시간이 꽤 지난 책에 나온 전략을 쓰려면, 백테스트를 통해서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 지 직접 확인한 후에 운용해야 할 것 같다.

 

'투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측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  (0) 2023.11.22
무료 10년 재무 데이터  (2) 2023.11.20
퀀트 투자에 대한 오해 3.  (0) 2023.11.17
퀀트 투자에 대한 오해 2.  (0) 2023.11.17
퀀트 투자에 대한 오해 1.  (0) 2023.11.17

퀀트 투자에 대한 오해 3.

투자 이야기 2023. 11. 17. 15:33 Posted by UnHa Kim

퀀트 투자를 하면 컴퓨터가 알아서 종목을 뽑아주는 데, 그걸 붙들고 진득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지수 평균을 뛰어넘는 수익율을 올릴 수 있다니까 엄청 쉬울 것 같다.

 

상대적으로 쉬운 것은 맞다.

퀀트 투자 기법은 기술적으로 배우기 쉽다.

그렇게 배운 투자 기법을 반복 실행하기도 쉽다.

 

그러나, 퀀트 투자는 결코 쉽지 않다.

 

위험 자산 투자에 필요한 노력 중에서 투자 기법을 익히는 데 들어가는 노력은 10~30% 밖에 안 된다.

끝을 알 수 없는 공부가 필요한 가치투자 같은 경우에는 30% 가량 될 듯 하고,

퀀트 투자는 원체 배우기 쉬우니까 10% 혹은 그 이하의 비중만 차지할 듯 하다.

 

그럼 나머지 90%의 노력을 차지하는 게 무엇일까?

 

바로 '일관성 유지' 혹은 '멘탈 관리'이다.

 

뉴스만 보면 나라가 망할 것 같을 때, 자본주의가 무너질 것 같을 때, 

주식 계좌에서 자금을 빼서 안전한 은행으로 옮기는 게 정상이다.

일관성을 유지한답시고 하락하고 있는 주식을 사는 데 내 재산을  쓴다??

정상인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구나 손실을 입어서 멘탈이 나가면 투자금을 줄이게 되어 있는 데, 

바로 그 때가 주식을 저렴하게 매수해서 향후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그 상황에 맞닥뜨리면 공포와 생존 본능에 두뇌가 마비된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다면,

반대로 평소에 주식 시장 추세에 따라서 기민하게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극단적인 상황을 피해나가는 방식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이것은 주식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손절매 후 재진입을 반복해야 하는 데,

조금만 더 기다리면 반등할 게 뻔하게 보이는 시점에도 손절을 하면서,

피같은 내 돈을 거래 비용으로 내다버리는 짓을 계속 해야 된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 추세가 상승하고 있다면 눈 앞에 어른거리는 평가 수익을 실제 수익으로 실현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추세가 꺾여서 하락하기 시작하고 벌어놓은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이후에야 수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정상인이 일관성 있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퀀트 투자는

어떤 팩터를 쓰는 지, 얼마나 자주 리밸런싱 하는 지 등의 기술적인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나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냐가 중요하고, 이게 정말 어렵다.

 

투자는 간단할 수 있지만, 쉽지는 않다.

 

'투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료 10년 재무 데이터  (2) 2023.11.20
책에 나온 유명한 전략에 일관성은 독??  (2) 2023.11.19
퀀트 투자에 대한 오해 2.  (0) 2023.11.17
퀀트 투자에 대한 오해 1.  (0) 2023.11.17
PBR 지표 주의점  (0) 2023.11.17

퀀트 투자에 대한 오해 2.

투자 이야기 2023. 11. 17. 15:04 Posted by UnHa Kim

엄밀하게 통계확률적으로 검증된 공식에 따라 수천종목 중에서 컴퓨터로 최상의 종목을 추려낸다면, 거의 모든 종목이 다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현실에서는...

하락장에서는 하락 종목의 수량이 많고, 

상승장에서는 상승 종목의 수량이 많고,

횡보장에서는 하락 종목 수량과 상승 종목의 수량이 엇비슷하다.

 

코스피 200은 시가총액이 큰 순서대로 200개 종목을 보유하는 포트폴리오이며,

퀀트 투자는 (시가총액 이외에도) 가치, 성장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저평가 되고, 양호한 종목을 보유하는 포트폴리오일 뿐, 

포트폴리오에 여러 종목이 포함되어 있을 때 일어나는 양상은 비슷하다.

 

코스피 200에서도 크게 상승하는 소수의 종목이 전체 지수 상승율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퀀트 투자에서도 보유 종목 중에서 소수의 종목이 크게 상승하면서 전체 수익율을 높여주며, 그 소수의 종목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다수의 종목은 거의 지수 평균만큼 움직인다.

 

크게 상승하는 소수의 종목만 골라서 보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어떤 종목이 상승할 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소수의 상승 종목을 만나려면 별로 영양가 없는 대다수의 종목들도 함께 붙들고 기다려야 한다.

 

확률통계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여러 샘플의 전체적인 특성의 표현이며, 개개 종목의 움직임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즉, '기대 수익율' 같은 전체적인 특성은 대충 짐작할 수 있지만, 개개의 어느 종목이 많이 오를 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퀀트 투자는 지수 평균보다 높은 '기대 수익율'을 목표로 하는 확률 게임이며,

'기대 수익율'은 여러 종목이 뭉뚱그려졌을 때 나오는 평균값일 뿐,

개별 종목의 움직임은 알 수도 없고 신경쓰지도 않는다.

(목표는 종목 선정이 아니라 전략 전체의 수익율이니까.)

 

그래서, 왜 컴퓨터로 골라도 하락하는 종목이 이렇게 많이 나오고, 크게 상승하는 종목은 몇 개 되지도 않느냐고 실망한다면, '원래 그런 거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투자자 90%는 핫한 업종, 핫한 종목을 쫓아다니다가 5년 내로 투자 원금을 모두 잃고 시장에서 퇴출되는 데, 거기에 비하면 훨씬 낫다고 생각되지만, 너무 큰 환상을 가지고 시작하면 실망할 수 있다.